볼턴 회고록 파문… 서로 책임 전가?“金 ‘비핵화’는 브루클린 다리 판 것”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비핵화 외교를 ‘한국의 창조물’이라고 비판했다. 미국의 전략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 전 보좌관의 ‘리비아 모델’에 대한 북한의 반발이 지금의 북미관계 교착으로 이어졌다며 그에게 책임을 돌렸다.
볼턴 전 보좌관은 자신의 저서 ‘그것이 일어난 방: 백악관 회고록’ 발췌문에서 북미 간 외교 전체를 플라멩코음악에 맞춘 스페인 춤 ‘판당고’에 비유하며 “한국의 창조물”이라고 비판했다고 미 CNN방송 등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북한에 최종적인 비핵화 로드맵 제시를 밀어붙였던 그의 시각에선 북미 외교가 “김정은이나 우리 쪽에 관한 진지한 전략보다는 한국의 통일 어젠다에 더 많이 관련된 것”으로 보였던 것이다.
이런 평가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별다른 전략 없이 북미 정상회담에 임했다는 비판이자 당시 산파 역할을 했던 한국을 향해서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9일 “공식적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남북관계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난과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거론하고 평가하진 않겠다는 뜻이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참모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2018년 6월 북미 정상회담을 갖는 데 필사적이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낚였다”고 썼다. 그는 또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고 말한 건 ‘브루클린 다리를 판 것’”이라고 폄하했다. 김 위원장의 비핵화 약속을 과거 미국에서 유명한 사기꾼이 브루클린 다리를 허위로 팔아 돈을 번 사기 행각에 빗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발끈했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미친 볼턴이 방송에 나가 북한을 위해 리비아 모델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을 때 (대북 외교는) 다 망했다”면서 “볼턴의 멍청하기 짝이 없는 모든 주장이 북한과 우리를 형편없이 후퇴시켰고 지금까지도 그렇다”고 강력 비난했다. ‘선 핵폐기’를 골자로 한 리비아 모델에 대해 북한은 강한 거부감을 보였다.
이는 교착 상태가 장기화하고 있는 북미관계의 책임을 볼턴 전 보좌관에게 돌리려는 의도로 보인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나와 잘 지내던 김정은이 그의 미사일처럼 분통을 터뜨렸고 이는 당연한 일”이라고 썼다. 그는 지난해 9월 볼턴 전 보좌관을 해임했을 때도 리비아 모델 언급을 문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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