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을 조금 나쁘게 만들어야 하나? 너무 착해서 탈이야. 이런 연기 너무 힘들어.”
지난 1일부터 방송 중인 tvN 드라마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 촬영장. ‘차도녀’ 김은주 역을 맡은 배우 추자현의 농담에 웃음이 터졌다. 상황을 보던 감독도 “이래서 메이킹 영상을 못 쓰게 만들어야 한다”면서 거들었다. 본방송에선 공개되지 않은 미방송 장면인데 ‘메이킹 필름’ 형태로 최근 유튜브에 공개됐다.
과거엔 ‘NG(No Good)’ 장면 정도로 프로그램 마지막 정도에 잠깐의 볼거리로 제공됐던 ‘메이킹 필름(Making Film)’이 온라인 시대를 맞아 마케팅 ‘대세’로 자리 잡았다.
메이킹 필름은 본래 영화나 드라마 등 영상물의 제작과정을 기록한 필름을 말한다. 촬영장의 소소한 에피소드들, 배우들의 연습이나 실수 장면들, 출연자 즉석 인터뷰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정규 방송에 담긴 그렇지만, 혼자 보긴 아까운 얘기들이다.
방송사들은 새 드라마를 시작할 때 메이킹 필름을 적극 활용하는 편이다. 홍보도 되고, 본 방송에 앞서 시청자 반응을 살필 수도 있다. 최근 유튜브에 올라온 tvN의 ‘사이코지만 괜찮아’(20일 첫방송) 메이킹 필름에는 5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복귀하는 배우 김수현의 드라마 화보 촬영 장면이 담겼다. 한류 스타답게 메이킹 필름을 본 해외 팬들의 반응이 폭발적이다. 19일 첫 방송하는 SBS의 ‘편의점 샛별이’의 메이킹 필름을 두고도 시청자들은 벌써부터 주인공인 배우 지창욱과 김유정을 두고 “‘케미(조화)’가 잘 맞다”는 평을 쏟아내고 있다.
사전 홍보를 넘어 종방 이후 아쉬움을 달래는데도 메이킹 필름이 쓰인다. MBC는 지난 4월 이미 끝난 드라마 ‘365: 운명을 거스르는 1년’을 한달 뒤에야 1시간 20여분 분량의 ‘메이킹 몰아보기’ 영상을 올렸다. 팬들은 “이런 사후관리서비스(A/S) 격하게 감사하다”며 호평을 내놓고 있다. 지난달 28일 시즌1이 끝난 tvN의 ‘슬기로운 의사생활’ 팬들도 “시즌2까지 계속 돌려볼 것”이라며 시즌1 메이킹 필름으로 대리만족 중이다.
메이킹 필름의 가장 큰 장점은 분량이나 형식 면에서 자유롭다는 점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잘 어울린다. 그 때문에 방송사들은 요즘엔 아예 촬영 초기 단계부터 작정하고 메이킹 필름을 만든다. tvN은 유튜브 채널에 아예 ‘바깥티비’라는 코너를 만들었다. 미방영분으로 콘텐츠를 만든다. tvN 관계자는 “NG나 현장 분위기를 담은 영상뿐만 아니라 패러디나, 출연진들이 참여하는 ‘릴레이캠’ 등 다양한 컨셉으로 디지털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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