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간 코로나 감염 10.5%가 경로 불명… 대전·충남 확산세
대전 확진자 일부는 수도권發… 고령 환자 증가, 급격악화 사망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수도권에서 대전으로 전파된 것으로 확인됐다. 감염원을 찾아낸 것이지만 그와 접촉한 뒤 감염된 확진자들의 또 다른 접촉자를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려 확산세를 잠재우지 못하고 있다. 또 환자 다수는 여전히 연결고리가 확인되지 않은 ‘깜깜이’ 확진이다. 일일 신규 환자의 발생 규모가 30~50명 사이에서 오르내리는 현재 역학조사 속도가 바이러스 전파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면 무증상 감염자들을 통해 삽시간에 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진다.
방역당국은 최근 곳곳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한 집단감염의 연결고리를 일부 찾아냈다. 19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16일 확진판정을 받은 경기 이천제일고 교사는 현재 16명의 환자가 발생한 서울 강남구 프린서플어학원과 관련이 있다. 교사 일행과 어학원 일행이 같은 식당 옆 좌석에서 식사를 하면서 전파된 것으로 파악됐다. 또 대전에선 유행을 일으킨 두 집단 가운데 갈마동 꿈꾸는교회 역학조사에서 환자 15명 중 9명의 감염원이 확인됐다. 교인 1명이 먼저 환자집단이 발견된 서울시 금천구 소재 도정기 업체 관련 환자와 만난 것으로 드러났다. 연결고리가 드러날수록 숨은 환자를 발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다행스러운 부분이다.
그러나 여전히 감염원을 모르는 깜깜이 집단전파가 적지 않다. 꿈꾸는교회 관련 환자 6명과, 대전 방문판매업체를 통한 환자 대다수는 감염원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 서구 괴정동 방문판매업체 3곳과 관련해서 6명이 더 확진돼 관련 환자가 24명으로 늘었지만 서울 집단감염 사례들과의 접촉은 드러나지 않았다. 충남 홍성, 계룡, 세종시 등에도 방문판매 관련 집단감염도 대전 방문판매나 수도권 집단감염과의 관련성이 파악되지 않은 깜깜이다. 이처럼 최근 2주간 발생한 환자 가운데 감염경로를 알지 못하거나 조사 중인 비율은 10.5%(67명)에 달한다. 정부가 방역체계 수준을 높이는 기준을 내세웠던 5%의 두 배를 넘는다. 정은경 중대본 본부장은 “감염경로를 못 찾는 사례가 있다는 것은 그 사례를 감염시킨 또 다른 감염원이 지역사회에 있다는 것”이라며 “최근 들어 그 비율이 10%까지 오른 것은 방역당국이 확인하지 못하는 감염원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이 어렵다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드러나지 않은 무증상 감염원이 계속 쌓이고 있는 상황에서 방역속도가 따라가지 못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확진환자 가운데 증상이 악화하기 쉬운 고령자들이 최근 부쩍 늘어난 점도 불안요소다. 실제 서울 도봉구 성심데이케어센터 82세 확진자는 10일 확진돼 입원 치료를 받은 지 6일만인 지난 17일, 급격히 증세가 악화되면서 사망에 이르렀다. 곽진 중대본 환자관리팀장은 “증상 악화와 사망까지의 시간이 하루 이내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2주(6월 4일~17일)의 일일 신규 환자 규모는 평균 43.4명으로 직전 2주간(34.3)보다 증가했는데, 이 기간 50대 이상 환자의 비율도 12%에서 55%로 급증한 점도 연별대별로 치명률이 높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결국 환자가 증가하는 속도를 늦춰야 사망자 발생을 피할 수 있지만 상황은 만만치 않다. 유행이 장기화하며 ‘거리두기’ 자체에 염증을 느끼는 국민이 늘어나고 있지만 개인이 방역수칙을 잘 지키는 방법을 제외하면 음식점 등에서의 감염을 막을 마땅한 수단이 없다.
정부는 QR코드를 이용한 전자출입명부제를 확대해 역학조사 속도를 더욱 높일 계획이다. 10일부터 18일까지 노래방과 클럽 등 전국 6만 곳의 고위험시설이 전자출입명부제를 도입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최근 감염사례 공통점은 방문판매업체, 소규모 종교모임, 요양시설 등 취약시설에서 감염과 고령층 감염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지자체는) 최근 계속해서 감염 사례가 나타나고 있는 시설에 대해서는 집합금지 등 다각적인 조치를 취해달라”고 지시했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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