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오랜 기다림 탓이었을까. 한국 축구의 미래 이강인(19ㆍ발렌시아)이 4개월 만의 복귀전에서 그라운드를 밟은 지 13분 만에 퇴장당하는 불운을 겪었다.
이강인은 19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에스타디오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에서 열린 레알 마드리드와의 2019~2020시즌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29라운드에서 후반 31분에 교체 투입됐지만 13분 만에 레드카드를 받고 그라운드를 떠났다.
할 말 없는 퇴장이었다. 이강인은 후반 44분 세르히오 라모스를 뒤에서 수비하는 과정에서 발길질에 가까운 거친 동작을 반복했다. 주심은 경고 없이 바로 레드카드를 꺼냈다. 이강인은 억울하다는 듯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영국 BBC는 이강인의 퇴장 장면에 대해 "근처에 공도 없는데 라모스의 다리를 네 차례나 찼다"며 "심술이 난 모습이었다. 퇴장당할 만 했다"고 지적했다. 알베르트 셀라데스 발렌시아 감독은 "이강인의 반칙 퇴장 장면을 보지 못해 따로 낼 입장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이강인이 그라운드를 밟은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중단되기 전인 2월 23일 레알 소시에다드와의 경기 이후 117일 만이다. 리그가 재개한 뒤 발렌시아의 첫 경기였던 28라운드 레반테전에서는 벤치만 지켰다. 4개월 만의 실전인 데다 ‘슈퍼 클럽‘ 레알 마드리드전에 기회를 잡으면서 긴장도 되고 의욕도 넘쳤을 법하다. 이번 시즌 두 번째 퇴장이다. 이강인은 지난해 10월 19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전에서도 레드카드를 받았다. ‘미러'도 "이강인이 팀에 더 큰 피해를 끼쳤다"고 혹평했다. 축구 통계 전문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양팀 통틀어 최저 평점인 4.9를 줬다.
발렌시아는 카림 벤제마에게 멀티골을 허용하면서 0-3으로 완패했다. 11승10무8패(승점 43)로 8위에 머물렀다. 레알 마드리드(승점 62)는 선두 FC바르셀로나(승점 64)와의 승점 차를 2로 좁혔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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