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언유착’ 지목 한 차장검사 관련 입장문에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가 ‘검언유착’ 당사자로 지목된 한동훈 부산고검 차장검사를 향해 “검사니까 거짓말을 하지 않았으면(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 부장검사는 1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동훈 검사장의 채널A 기자 관련 수사에 대한 입장글을 읽으니 2014년 대검찰청 정책기획과의 해명글이 떠올라 만감이 교차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검찰 고위간부와 채널A 기자의 유착 의혹에 휩싸인 한 차장검사는 입장문을 통해 “취재에 관여한 사실이 없을 뿐 아니라 어떤 형태로든 신라젠 수사팀을 연결해주거나 수사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임 부장검사는 이에 과거 한 차장검사가 2014년 검찰의 유병언 부실수사 관련 검사들의 ‘입단속’에 나섰던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검사 게시판에 비판글이 올라왔다가 몇 시간 만에 사라졌다. 대검 한동훈 정책기획과장이 전국 청에 업무연락을 돌리더라”고 썼다. 그러면서 “창원지검을 비롯한 각 청은 부 회의를 하기도 하고 쪽지를 돌려 ‘검사게시판에 글 쓰지 말라’는 지시를 전파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지시에 반발, 황당하다는 지적을 검사 게시판에 올렸으나 당시 대검 정책기획과에서는 “언행에 유의하라고 지시했을 뿐 게시판에 글 쓰지 말라고 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는 것이다. 임 부장검사는 “정식 전자문서로 남기기 찜찜하여 업무연락 쪽지를 돌린 정책기획과에서 ‘검사게시판에 글 쓰지 말라’는 반헌법적, 반민주적 지시를 설마 업무연락 문서 본문에 남기겠는가”라고 꼬집었다.
임 부장검사는 이어 “검사게시판 글 게시가 제 징계사유 중 하나인 터라 정책기획과의 해명글을 제 징계취소소송에 활용하면서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해명글이 하도 궁색하고 볼품없어 혀를 찼다”고 했다. 그는 또 “검사들이 거짓말하는 모습을 우리 모두 종종 보아왔다. 참 부끄럽다”며 “한 검사장의 말이 진실인지 거짓일지 아직 알 수 없지만, 검사니까 거짓말을 하지 않았으면 동료로서 바라 마지않는다”고 글을 맺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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