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아인이 나이나 성별로 판단하는 게 아닌, 개성과 능력으로 존중 받는 세상을 꿈꾼다고 고백했다.
유아인은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간의 배우 인생을 돌아보며 “자랑스러운 순간보다 아쉬운 순간이 더 많다”고 털어놨다.
또한 그는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나이에 집착하는지, 나이로 얼마나 그것을 구분하는지 그런 것에 갑갑함이 있다. 이제 나는 삼십대 중반이고 사십대를 바라보는 나이인데다 비교적 (일에서) 성취가 있어 나아가면서 편안함은 있지만, 나이로 판단하고 성별로 판단하는 것 자체에 대한 갑갑함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의 특성, 개성, 능력치를 말갛게 바라보는 눈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그 사람을 좋게 판단하기 위해서가 아니고 소비의 주체, 관람의 주체로서 더 정확하고 깨끗하게 바라보는 게 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선입견들이 거둬지는 현상들이 벌어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유아인은 “날 차별하는 건가 느끼는 순간들이 있을 수 있다. 능력치를 판단함에 있어서 절대적인 기준은 없지만 다른 기준들이 있는 거 같다. 연장자 우선이라던지”라며 “선배들이 그랬으니까 나도 똑같은 짓을 하는 게 아니라 더 힘차게 변화를 이끌어가야 한다. 그런 시도들이 예술계나 창작 집단에서는 벌어져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더불어 그는 영화 촬영장에서 캐릭터 설정과 관련된 의견을 비교적 많이 낸다며, “캐릭터 외에는 전혀 영화에 있어서 의견을 내지 않는 편”이라고 고백했다.
“내 캐릭터 하나에 있어서는 ‘건방지다’ ‘싸가지 없다’는 얘기를 들을지언정 내 일이기 때문에 끝까지 가보는 편이에요. 하지만 (캐릭터 외에)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 있어서는 제가 말하는 게 월권일 수도 있고 해서 소극적인 측면이 있었죠. 배우로서 좀 더 다양한 역할들을 현장에서 할 수 있어야겠다는 부담감들도 있어서 신인 감독들과의 작업을 결정하게 됐어요.”
유아인은 신인 감독들과 작업을 하면서 더욱 적극성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작년에 촬영했던 두 편이 공교롭게도 모두가 신인 감독님 작품이었어요. 그 이전엔 단 한번도 신인 감독님이랑 한 적이 없었을 거에요. 신인 감독님들과 호흡을 맞추는 새로운 경험들을 하면서 전과는 다른 적극성들도 조금씩은 생겨났던 거 같아요. ‘#살아있다’ 같은 경우는 시작부터 혼자 많이 나오고 책임감이 느껴지는 부분이 있어서 많이 의견도 내고 고민하고 심지어 어떤 신은 미리 리허설 영상을 찍어서 감독님께 보여드리거나 그런 적극성을 가져가게 됐죠. 술 먹고 춤추는 그런 장면들의 에너지도 그렇고. 집에서 이래저래 음악 틀어놓고 해보면서 영상을 찍어서 보내드리고 그랬어요.”
한편 유아인이 출연한 영화‘#살아있다’는 원인불명 증세의 사람들이 공격을 시작하며 통제 불능에 빠진 가운데, 데이터, 와이파이, 문자, 전화 모든 것이 끊긴 채 홀로 아파트에 고립된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생존 스릴러다. 이 작품은 할리우드 시나리오 작가 맷 네일러가 쓴 ‘얼론’(Alone)을 원작으로 한다. 오는 24일 개봉.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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