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위원장 “외모 품평 조심해달라”
이용호 무소속 의원이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부적절한 외모 품평 발언으로 빈축을 샀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열린 복지위 첫 전체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에서 “한정애 보건복지위원장님을 평소 존경하는데 날이 갈수록 더 관록이 쌓이고 아름다워지셔서 잘 모시겠다”고 말했다. 의정활동의 각오를 다지는 상견례 자리에서 굳이 회의 주재자의 외모를 도마에 올린 것이다. 현장은 즉각 일부 의원들의 지적으로 웅성거렸다.
한 위원장은 다른 위원들의 인사말이 모두 끝나자 “남다른 각오들이라 힘이 된다”면서도 “누구를 지칭하면 실례가 되겠지만 우리 위원회에서는 앞으로는 서로 의원님들 간에 외모 관련된 것은 말씀을 안 하시는 것으로 조금씩만 배려하고 조심하시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회적으로 표현했지만 타인의 외모에 대한 ‘보디 토크’는 그 자체로 부적절하고, 특히 공식 석상에서는 더욱 지양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의 뒤떨어진 인권 감수성의 민낯을 보여줬다는 얘기가 나왔다.
한국여성민우회는 2015~2016년 ‘외모에 대해 말하지 않는 1주일 살아보기’ 캠페인을 열기도 했다. ‘칭찬은 괜찮아’라는 일부의 착각을 지우기 위해서다. 칭찬조차도 기준을 설정하는 행위고, 듣는 이에겐 ‘특정 외모를 갖춰야만 하고 그를 위해 노력해야만 한다’는 사회적 압력이 된다는 취지에서다.
국회 개원과 동시에 벌어진 이 의원의 이날 ‘얼평(얼굴 평가) 사태’는 이들 캠페인의 갈 길이 얼마나 먼지 재확인시킨 셈이 됐다.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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