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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北 연락사무소 폭파, 남북관계 ‘종말의 전조’”

입력
2020.06.17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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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6일 오후 2시 50분쯤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7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16일 오후 2시 50분쯤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7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개성 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은 “북미 간 대화 중재에 실패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메시지”라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사건이 남북관계 ‘종말의 전조’라는 분석이다.

NYT는 이날 북한의 연락사무소 폭파 사건과 관련 “2019년 2월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빈손으로 돌아온 후 쌓였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좌절감이 터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호적 남북관계의 상징물을 파괴함으로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한 분노를 표출했다는 분석이다. 2년간 지속된 ‘한반도 데탕트’가 사실상 산산조각 나고, 평화협정과 핵무기 폐기로 이어질 외교에 대한 희망이 완전히 사라진 순간이라고 덧붙였다.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첫 북미정상회담을 열었을 때까지만 해도 낙관론이 지배적이었다. 한반도 긴장 완화와 북미관계 개선을 위한 문 대통령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던 때다. 하지만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분위기는 급변했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방식에 대해 합의를 하지 못했고 김 위원장은 가장 필요했던 자국에 대한 국제 경제제재 완화를 결국 이끌어내지 못했다. 그 후 쌓였던 김 위원장의 좌절감과 불안 등이 이번 연락사무소 폭파로 이어진 것으로 NYT는 진단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문재인 정부로부터 더 이상 아무 것도 기대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결국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신호라는 설명이다. 미국을 직접 자극하기엔 보복이 우려돼 남한을 겨냥한 일종의 시위를 한 셈이다. 특히 11월 미국 대선이 5개월 남짓 남은 시점도 북한의 결단을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인종차별 반대시위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미국 내부 불화가 심각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치적으로 내세웠던 대북관계를 선전하려 북한과의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미 대선이 다가올수록 북한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 미국에 위협이 되는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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