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투표 이기고도 ‘무효표’ 처리로 패배
농심켈로그, 16년만에 파맛 시리얼 출시 예고
“보이십니까, 차카(파맛 첵스 캐릭터) 선생님. 16년만에 이뤄낸 민주주의의 쾌거입니다.”
“부정선거가 드디어 바로잡혔네요. 정의는 승리합니다.”
17일 농심켈로그의 공식 유튜브 계정을 통해 공개된 첵스 시제품 시식단 모집이라는 6초 분량의 영상에 쏟아진 뜨거운 반응이다. 과거 부정 선거 논란이 일었던 시리얼 ‘파맛 첵스’의 출시가 예고되면서다.
온라인에서 ‘역대 최악의 부정 선거’라고도 불리는 파맛 첵스 사건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켈로그는 새로 출시될 초콜릿맛 시리얼 캐릭터 ‘체키’와 파맛 캐릭터 ‘차카’가운데 첵스초코 나라의 대통령으로 뽑는 이벤트를 열었다. ‘체키’가 당선될 경우 초코맛을 더 진하게 하고 ‘차카’가 당선될 경우 ‘파맛 첵스’를 만들겠다는 공약도 내걸었다.
행사 초기까지만 해도 이변 없이 체키가 앞서 나갔으나,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이 소식이 알려지자 일부 누리꾼들이 차카에 몰표를 던졌다. 켈로그는 이후 왜곡된 투표 건수를 무효 처리했다면서 초콜릿맛 시리얼을 신제품으로 내놨다.
어린이들이 즐기지 않는 채소인 파를 선정해 이벤트를 진행했다가 짓궂은 장난으로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 처한 셈이다. 이후 파맛 첵스는 온라인에서 특정 콘텐츠를 대중이 따라 하고 놀이로 즐기는 현상인 ‘밈(Meme)’으로 자리잡았다. 지난해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첵스초코의 부정 선거를 규탄한다’는 게시글이 올라왔을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켈로그가 ‘16년간 기다려온 그 맛이 온다’며 7월 관련 제품을 내놓겠다고 밝힌 것이다. 켈로그 측은 관련 영상에서 “너무 늦게 출시해서 미안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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