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로야구 복귀를 추진하고 있는 강정호(33)가 23일 오후 2시 서울 상암 스탠포드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한다. 지난 5일 미국에서 귀국 후 2주간 자가격리를 마친 뒤 약속대로 공개 사과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음주운전 삼진아웃으로 물의를 일으킨 강정호가 공식석상에 서는 건 2016년 12월6일 강남경찰서 출석 이후 1,295일 만이다. 그 동안 매니지먼트사를 통한 사과문만 2016년 12월(음주뺑소니 사고 후), 2018년 4월(피츠버그 합류 후), 2020년 5월(KBO 상벌위원회 징계 후) 세 차례 발표했던 그가 마침내 입을 열어 팬들에게 사과할 예정이다.
하지만 성난 여론을 이번 기자회견으로 돌릴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4년 전 강남경찰서에서 조사 받고 나올 당시 강정호는 “너무 죄송하고 앞으로 제가 야구로 보답할 일밖에 없는 것 같다”는 발언으로 야구 팬들에게 공분을 샀던 전례가 있다. 때문에 그가 어떤 방식으로 사과를 하든 팬들은 아니꼽게 볼 수 있다.
또한 강정호의 공개 사과 타이밍은 ‘늦어도 너무 늦었다’는 관측도 있다. 강정호는 올해만 두 차례 사과할 타이밍이 있었지만 이를 모두 놓쳤다. 먼저 KBO 상벌위원회가 열릴 때 기회가 있었지만 그는 불참했다. 법률대리인을 맡은 김선웅 변호사(전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사무총장)가 대신 참석해 관련 내용을 소명했다.
미국 텍사스에 체류 중인 강정호는 개인 사정을 이유로 반성문을 상벌위에 제출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귀국이 어려울 수도 있었지만 결국 상벌위의 1년 유기 실격이라는 솜방망이 징계가 나오자 곧바로 준비했던 사과문을 내고 귀국을 결정했다.
두 번째는 지난 5일 인천공항 귀국 때다. 귀국 일정을 알고 몰려든 취재진이 있었지만 여전히 강정호는 입을 굳게 닫고 서둘러 공항을 빠져나갔다. 돌이킬 수 없는 사고를 세 차례나 저질러 팬들에게 큰 실망을 안겼던 만큼 사과를 하고 또 해도 부족한데, KBO리그 복귀에 믿는 구석이 있었는지 강정호는 그저 피하기 바빴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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