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으로 변신한 배우 정진영이 첫 연출작을 비장르로 택한 이유를 밝혔다.
정진영은 17일 오전 8시 30분 방송된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했다.
이날 김어준은 감독 데뷔를 하게 된 정진영을 소개하며 “꼭 팬은 아니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정진영은 청취자들에 인사하며 “직접 감독을 한 거고 출연은 안 한다. 처음 하는 일인데 연기까지 할 여력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김어준은 “배우가 감독을 해서 망한 영화들도 있고 성공한 영화도 있다”라며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언급했다. 정진영은 “어마어마한 감독님이다”라고 응수했다.
정진영은 연출에 도전한 이유로 “(배우들도)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욕망이 있다. 해보니 재미있었다. 촬영할 땐 재밌었는데 개봉 때는 여러가지가 힘들다. 시나리오도 직접 썼다”고 말했다.
그는 ‘사라진 시간’에 대해 “영화의 주제라고 할까 그런 것들은 쭉 생각하며 살았던 거 같고 이야기는 이거 쓸 당시에 구상해서 쓰게 됐다”며 “영화를 설명하는 게 어렵다. 장르를 뭐라고 설명할 수 없다. 장르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자 함께 출연한 평론가는 “비장르라고 한다”고 귀띔했고, 정진영은 “전문용어냐. 앞으로 비장르라고 해야겠다”면서 웃었다.
김어준은 “장르 파괴를 의도한 거냐”고 물었고, 정진영은 “파괴라 하기보다 장르에 사로잡히지 않고 싶었다는 게 정확한 표현이다. 문법을 따르는 영화들이 있는데 개의치 않겠다는 마음이었다. 이 영화는 기존 다른 영화들과 다르다”고 답했다.
또한 정진영은 “장르는 일종의 프레임 아닌가. ‘이렇게 전개하겠다, 기대할 거를 보여줄게’라는 건데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 다른 거로 계속 가는 거다. 관객들은 관람 방법으로 익숙한 것이 어떤 장르에 관점을 두고 보는데 (이 영화는) 보다 보면 또 바뀌네 하는 모습을 만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생에 한 번의 영화일 거 같은데. 내가 느끼기에 전문 감독도 아니었고 단 한편의 영화를 하는데 기존 규칙에 사로잡히고 싶지 않았다”면서 “이상하게 찍으려던 게 아니라 재밌게 찍고 싶었다. 예상에 너무 맞추면 재미 없을 수 있지 않나. 하지만 관객들이 이것을 낯설어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사라진 시간’은 오는 18일 개봉한다.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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