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제된 대응 속 북한에 레드라인 넘지 말 것 경고
한국 정부 지지 통해 대북 상황 관리 의도도
한국 정부의 대북 대응, 운신 폭 넓힐 듯

미국은 16일(현지시간)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과 관련, 북한에 대해 역효과를 낳는 추가 행동을 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경고하고 남북 관계에서 한국의 노력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북한에 대한 경고와 동시에 남북 관계 파탄을 막기 위해 한국 정부에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한 한국일보 질의에 “미국은 남북관계에 대한 한국의 노력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북한에 역효과를 낳는 추가 행위를 삼갈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미 행정부의 고위 당국자도 이날 "우리는 북한이 개성 연락사무소를 파괴한 것을 알고 있으며 우리의 동맹인 한국과 긴밀한 조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무부는 북한의 대남 군사행동 위협 등 최근 행보에 대해 "실망했다", "도발을 피하고 외교와 협력으로 돌아올 것을 촉구한다" 등의 표현을 쓰며 우려와 함께 경고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보냈다. 아울러 남북 관계에 대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지지한다는 입장도 강조해왔다.
국무부의 이런 반응은 북한이 레드 라인을 넘지 않도록 경고하는 동시에 한국과의 조율을 통한 절제된 대응으로 대북 상황을 관리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그동안 “남북협력은 비핵화 진전과 발맞춰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빼놓지 않았던 국무부가 이런 단서 없이 남북관계에 대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힌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그간 남북협력의 과속을 경계해오던 국무부가 남북 관계가 파탄 위기를 맞자 남북 관계를 살려놓는 게 우선이라는 입장으로 돌아선 셈이다. 이는 미 대선이 코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트럼프 정부로선 북한 문제에 전념할 여력이 없고, 아울러 북한 문제가 악재가 되는 것도 피하기 위해 한국 정부에 힘을 실어 대북 상황을 관리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로선 대북 상황 악화를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 과정에서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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