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상임위원 면면 살펴보니
더불어민주당이 21대 국회 상임위원회 18곳 중 6곳의 위원장을 선출하며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나머지 12곳의 위원장은 아직 선출되지 않았지만, 소속 의원 176명의 상임위 배정은 모두 마무리했다. 민주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 검찰 개혁 과제를 다루는 법제사법위원회에 법조인 출신 강경파를 전면 배치했다. 또 ‘초선 의원 상임위 우선 배려’ 원칙에 따라 상임위 중 가장 인기가 많은 국토교통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초선 의원을 다수 배정했다.
우선 민주당은 법사위에서 사법개혁 완수 의지를 드러냈다. 법조인 출신의 박주민ㆍ백혜련ㆍ송기헌 의원 등 20대 국회 때부터 법사위를 지켜온 ‘터줏대감’ 재선 의원들이 자리를 지켰다. 초선 의원 중에서도 검사장 출신의 소병철 의원과 ‘조국 키즈’로 불리는 변호사 출신의 김남국ㆍ김용민 의원, 양승태 대법원 ‘사법 농단’ 고발에 앞장선 판사 출신 최기상 의원이 법사위에 배정됐다. 법조인 출신은 아니지만 당내에서 ‘전투력’으로 평가 받는 김종민ㆍ신동근 의원도 포진했다. 반면 20대 국회 때 법사위서 활동한 검사 출신 조응천 의원은 국토위로 조정됐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16일 “조 의원이 공수처에 반대 의사를 밝혀온 점이 고려된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지역구 이익과 직결돼 인기가 많은 국토위ㆍ산자위에는 초선 의원들이 대거 배치됐다. 국토위의 경우 민주당 소속 위원 18명 중 12명(67%)이 초선이었다. 산자위 또한 민주당 소속 의원 18명 중 12명(67%)이 초선이었다. 전체 초선 82명 중 24명(29%)이 국토위ㆍ산자위에 몰린 셈이다. 실제 김태년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소속 의원 전원에게 친전을 보내 “초선 의원의 신청을 우선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남북관계를 다루는 외교통일위원회에는 유력 대권주자인 이낙연 의원을 포함해 이상민(5선)ㆍ이인영(4선)ㆍ전해철(3선) 의원 등 중진들이 대거 포진했다. 평균 선수는 3선에 달했고, 초선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의원과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출신의 윤건영 의원 2명뿐이었다.
민주당 비례대표 의원들은 대체로 자신의 전문 분야를 살릴 수 있는 상임위에 배치됐다는 평가다.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출신인 김병주 의원은 국방위원회를 배정 받았고, 교통사고로 ‘척수 장애’ 판정을 받은 최혜영 의원은 보건복지위원회로 가게 됐다. 다만 정의기억연대 후원금 유용 의혹을 받고 있는 윤미향 의원은 위안부 피해자 운동과 무관한 교육위원회에 배치됐다.
원 구성 협상을 거부하며 상임위원 명단을 국회의장에게 제출하지 않은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6개 상임위에 강제 배정됐다. 다만 국회의장 측은 통합당 의원들의 전문성, 희망 상임위 등을 고려해 배분했다는 입장이다. 실제 기획재정위원회의 통합당 소속 의원 9명 중 7명이 과거 기재위를 경험했거나, 경제 관련 부처나 국책연구기관 출신의 전문가였다. 의장실 관계자는 “재선 이상 의원은 과거 상임위 활동 이력을 주로 확인했다”며 “초선 의원은 언론 보도를 토대로 희망 상임위를 전수조 사하는 한편, 과거 학위나 민간 경력 등을 통해 어느 분야에 전문성을 지니고 있는지 살폈다”고 설명했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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