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왕따’ 당하자 가해학생에게 경고한 엄마…대법원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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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왕따’ 당하자 가해학생에게 경고한 엄마…대법원 “무죄”

입력
2020.06.16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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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생 딸 엄마 “건들지 말라” 경고 

 카카오톡 상태메시지에 ‘학폭범 접촉금지!’ 게재 

 엇갈린 1ㆍ2심 선고…대법, 정서학대ㆍ명예훼손 모두 무죄 


자신의 딸이 학교폭력을 당하자 가해학생을 찾아가 경고하고, 카카오톡 프로필에 ‘학교폭력범은 접촉금지’라는 문구를 게재한 뒤 학부모 채팅방에서 활동한 혐의로 기소된 피해 학생의 모친에 대해 대법원이 무죄 취지의 판단을 내렸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아동복지법 위반(정서적 학대) 혐의로 기소된 A(41)씨의 상고심에서 일부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6일 밝혔다.

A씨는 2017년 초등학생인 자신의 딸이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가해 학생인 B양을 찾아가 “딸을 건들지 말고, 아는 체도 하지 마라”고 말하는 등 심리적 위협을 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B양에 대해 ‘피해학생에 대한 접촉, 보복행위 금지’ 등 조치를 내린 뒤에는 자신의 카카오톡 프로필 상태 메시지에 ‘학교폭력범은 접촉금지!!!’라는 문구와 함께 주먹 모양의 이모티콘을 기재한 채 학부모 채팅방 등에서 활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1심은 A씨의 모든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며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딸에 대한 추가적인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의도가 일부 있었더라도 B양에 대한 심리적 위협 등에 비춰보면 정서적 학대 행위로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선 “채팅방에 등록된 학부모들이 누구든지 알 수 있는 프로필 상태 메시지에 ‘학교폭력범’이라는 취지로 언급한 것은 B양을 지칭한 것”이라고 봤다.

2심은 학대 혐의에는 무죄를, 명예훼손 혐의에는 유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정서적 학대 혐의에 대해 “자신의 딸에 대한 추가적인 학교폭력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 같은 행위를 한 것으로 보이고, B양에게 유형력을 행사하려고 한다거나 언어적 모욕, 감금이나 억제, 기타 가학적인 행위 등을 한 사실은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선 “학부모들 중 일부는 학교폭력 행위가 발생했다는 상황 등을 알고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비방할 목적이 인정된다”고 봤다.

1, 2심에서 엇갈린 판단이 나왔지만 A씨는 상고심에서 모두 무죄 취지의 판단을 받았다. 대법원 재판부는 정서적 학대 혐의에 대해 “원심에 법리 오해 등 잘못이 없다”며 무죄를 확정했다.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 취지의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학교폭력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우리 사회의 현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피고인의 지위 등을 고려하면 ‘학교폭력범’이란 단어를 사용했다고 실제 일어난 학교폭력 사건에 관해 언급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학교폭력범이라는 단어는 학교폭력을 저지른 사람을 통칭하는 표현이고, 피고인은 특정인을 학교폭력범으로 지칭하지 않았다”면서 “피해자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를 저하시키기에 충분한 구체적인 사실을 드러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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