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을 막지 못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주호영 미래통합당 대표가 16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당연히 돌아올 것”이라고 복귀를 예고했지만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예정된 모든 일정을 취소하면서 사퇴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통합당은 이날 김 위원장 주재로 긴급 비대위 회의를 열고 원내지도부 공백 사태 및 향후 원 구성 대책 협의를 가졌다. 회의 직후 김 위원장은 후임 원내대표 선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런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원내대표 사퇴는) 논의할 사항이 아니라고 보는 것”이라며 “비대위에서도 원내대표 신임 입장을 성일종 비대위원이 가서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주 원내대표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복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등 안보 문제가 국정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주 원내대표는 당장 국회로 돌아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 원내대표와 통화한 성 비대위원은 “주 원내대표의 마음이 많이 상한 상태라 설득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날 사퇴 의사를 밝힌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을 떠나 충청도의 한 사찰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 내부에서는 주 원내대표가 복귀해 원내 상황을 이끌어가는 게 최선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이번 원 구성 협상도 애초 민주당이 법제사법위원장 확보를 작정한 상황이라 주 원내대표가 뚜렷한 대안을 마련하기 힘들었다는 여론이 대체적이다.
당 일각에서는 주 원내대표가 공백 상황을 협상 전략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민주당이 전날 선출한 6개 상임위원장 외에 11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국회 본회의를 19일로 잡았지만, 제대로 된 추가 협상 없이 또 다시 밀어붙이기에 부담이 될 수 있다. 통합당의 한 관계자는 “마땅한 카드가 없는 당 입장에서는 협상 자체를 최대한 끌면서 민주당의 스탠스를 좀 더 지켜보는 게 최선의 선택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가 이날 주 원내대표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여의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당 원내관계자는 “주 원내대표가 복귀하려면 민주당의 태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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