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시, 17일 충혼비 제막
계급과 군번도 없이 북한군에 맞선 6ㆍ25전쟁 영웅의 희생정신을 기리는 충혼비가 전쟁 70주기를 맞아 세워졌다.
16일 경기 남양주시에 따르면 17일 불암사 입구에서 불암산 호랑이 유격대 충혼비(높이 2.5m) 제막식을 연다. 비석 앞엔 사관생도가 전쟁 때 쓰던 철모도 놓였다.
불암산 호랑이 유격대가 결성된 건 전쟁 발발 4일 뒤인 1950년 6월 29일이다. 북한군이 파죽지세로 남하하던 때다. 당시 포천에 주둔하던 국군 7사단 제9연대가 서울 태릉 육군사관학교에 집결, 생도들과 함께 적의 공격을 필사적으로 막았다.
하지만 서울이 3일 만에 점령당하자 사관학교장은 퇴각 명령을 내렸다. 부대가 한강 이남으로 퇴각할 때 사관생도 1기 10명과 2기 3명, 9연대 7명 등 20명은 철수하지 않았다. 이들은 바로 불암산 일대 동굴을 근거지 삼아 북한군 후방교란 작전에 투입됐다. 사관생도들은 임관을 앞둬 계급과 군번도 없이 암호명 ‘호랑이’로 전투를 치뤘다.
유격대는 이후 3개월가량 불암산에서 북한군을 향해 4차례 공격작전을 펼쳐 30여명을 사살하는 등 큰 전공을 세웠다. 북한군 훈련소를 기습 공격해 북쪽으로 끌려가는 주민 100여명도 구출했다.
그 해 9월 28일 국군과 유엔군이 반격에 나서 서울을 탈환했지만 대원들은 모두 전사한 뒤였다. 주인공은 생도 1기생 강원기, 김동원, 김봉교, 박금천, 박인기, 이장관, 전희택, 조영달, 한효준, 홍명집 등 10명과 9연대 김만석 중사다. 생도 2기생과 9연대 나머지 장병의 이름은 확인되지 않았다.
조광한 남양주시장은 “이들의 숭고한 나라사랑 정신을 널리 알리기 위해 비를 세웠다”라고 말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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