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경찰관 휴대폰 압수… 감사원도 조만간 조사 나설 태세
대구 향토기업인 삼화식품에 대한 과잉 수사와 허위 제보 사주자에 대한 봐주기 수사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경찰청이 이를 수사 중인 대구경찰청과 성서경찰서에 대해 감찰과 전격 압수수색을 단행, 파장이 일고 있다. 경찰청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에 대해 감찰을 실시한 것은 이례적이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1일 경찰청 수사관들이 삼화식품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대구경찰청과 성서경찰서를 찾아 삼화식품 수사와 관련된 경찰관들의 휴대폰과 수사자료 등을 압수했다.
경찰은 이 같은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함구령까지 내렸지만 조직 내부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 되고 있다.
경찰은 삼화식품 수사 초기부터 뚜렷한 물증 없이 진술에만 매달리다 강압수사 논란에 휩싸였다. 무리하게 혐의 입증을 하려다 폭언과 막말로 인권침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고, 불법위생 혐의가 드러나지 않자 삼화식품 대표와 관련 업자를 변호사법 위반으로 수사하다 별건 수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특히 수사중인 피의사실들이 공공연히 외부에 알려져 피의사실공표의혹도 강하게 받아왔다.
늑장 수사 논란도 일었다. 경찰은 지난달 중순쯤 관련자 조사를 마치고도 한 달 가까이 결론을 내리지 않은 채 방치했다. 경찰 내부에서도 억지 수사를 강행하다 벽에 부딪혔다는 진단이 나왔다.
회사측과 노조는 그동안 피의사실 공표와 수사기밀 누설, 인권침해와 강압수사 등에 대해 강하게 반발해왔다.
경찰청 수사관이 압수수색을 실시한 11일에는 삼화식품 노조원 50여명이 “대구경찰 고위 관계자가 삼화식품을 수사 중인 성서경찰서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성서경찰서 앞에서 규탄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경찰관은 “삼화식품을 2번이나 압수수색 했지만 딱 떨어지는 물증을 찾지 못해 처음부터 수사에 회의적인 의견이 많았다”며 무리한 수사를 인정했다.
한편 감사원도 조만간 기관을 정해 삼화식품의 민원 조사를 이첩하겠다고 밝히면서 대구경찰이 오히려 조사를 받아야 하는 처지가 되고 있다.
한 퇴직 경찰관은 “경찰이 수 년 전에도 모 대학을 1년간이나 수사했지만 결국 무혐의로 결론이 나자 별건 수사를 시도했다”며 “경찰이 혐의를 밝혀내지 못할 경우 무혐의 처분하고 털어내면 되는데 먼지털기식 수사 행태를 벗어나지 못해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성서경찰서를 압수수색한 것은 사실이지만 대구경찰청은 따로 조사를 받은 적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삼화식품은 지난 1월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장류가 제조된다는 제보와 함께 2월부터 경찰의 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전직 간부 주도로 허위제보를 했다는 관계자들의 양심고백이 이어지고 경찰 진술도 번복됐다.
또 4월23일에는 서울고등법원이 반품장류 재활용에 대한 경찰 수사와 동일한 내용에 대해 신빙성이 떨어져 허위로 판단된다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김광원 기자 jang750107@hankookilbo.com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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