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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야당 퇴장 속 농담 주고받으며 상임위원장 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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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야당 퇴장 속 농담 주고받으며 상임위원장 선출

입력
2020.06.15 22:0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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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본회의장 스케치]

통합당 의원들은 회의장 밖에서 규탄 구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동료 의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웃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동료 의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웃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15일 일부 국회 상임위원장을 선출하기 위해 단독으로 연 본회의는 ‘민주당 의원총회’를 연상케 했다. 176석의 거대여당과 103석의 소수야당 체급 차이가 얼마나 큰지 여실히 드러난 하루였다. 민주당은 미래통합당 의원들의 불참 속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6개 상임위원장을 속전속결로 선출했다. 반면 통합당 의원들은 본회의장 밖에서 여당 규탄 구호를 외치며 반발했지만 무력한 상황이었다.

이날 본회의장은 여당 독무대였다. 민주당은 마음만 먹으면 통합당을 빼고 모든 안건을 처리할 수 있다는 ‘거대여당의 힘’을 보여줬다. 정의당, 열린민주당, 기본소득당 등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당 소속 의원들도 모두 참석해 187석을 채웠다.

오후 6시 박병석 국회의장이 본회의 개의를 선언한 초반 민주당은 ‘야당 패싱’을 의식한 듯 상임위원장 선출 절차를 차분하게 기다렸다. 하지만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가 여당에 항의하기 위한 의사진행발언을 시작하면서 본회의장 분위기는 달라졌다. 주 원내대표는 본회의장에 홀로 들어와 상임위 강제 배분에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여야 합의 없이 의사일정을 올리고, 상대방 동의 없이 상임위원을 강제 배정한 건 헌정 사상 처음”이라며 “오늘로 국회가 없어지고 1당 독재가 시작됐다”고 비판했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15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의사진행발언을 마친 뒤 통합당 의원들의 빈자리 옆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15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의사진행발언을 마친 뒤 통합당 의원들의 빈자리 옆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주 원내대표가 발언을 마치고 본회의장을 나가면서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었다. 상임위원장 표결이 시작되자 민주당 의원들은 서로 농담을 주고 받는 모습이었고, 의원석에서는 웃음소리도 들렸다.

같은 시간 통합당 의원들은 본회의장 밖에서 항의집회를 진행했다. 본회의 강행에 반대한다는 의미를 담아 검은색 마스크를 쓴 채 ‘민주주의 파괴하는 의회독재, 민주당은 각성하라’, ‘말뿐인 협치, 민주주의 말살하는 문재인은 사과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다만 통합당은 지난해 말 20대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정국 당시 ‘동물국회’ 비난을 받은 점을 의식한 듯 몸싸움은 벌이지 않았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부터 불통의 먹구름, 갈등의 파열음이 국회를 휘감았다. 주말 사이 원 구성 협상에 진전이 없자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통합당에 시간을 최대한 줬으니 이제 갈 길을 가겠다”고 최후통첩을 날렸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여당이 무엇을 그렇게 잘못한 게 많아서 검찰과 법원을 장악하려는지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양당 초선의원들은 오후에 경쟁적으로 박병석 의장을 찾아가 압박했다. 하지만 양당 원내사령탑 협상이 막판 협상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박 의장은 민주당 단독으로 국회를 열었고, 결국 53년 만에 여당 단독으로 상임위원장이 선출됐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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