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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의 표명에도 커지는 주호영 책임론 … 통합당, 격랑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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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의 표명에도 커지는 주호영 책임론 … 통합당, 격랑 속으로

입력
2020.06.15 22:0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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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경험 풍부한 지략가’ 기대 속 원내대표 당선 40일만에 수모

“명분만 앞세운 수세적 전략 일관… 민심 저버린 선택” 비판 제기

의총 재신임 결의에도 사의 고수… 복귀해도 리더십 타격 불가피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원 구성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뉴스1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원 구성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뉴스1

미래통합당이 격랑에 휩싸였다. 더불어민주당은 15일 법제사법위원회를 비롯한 6개 상임위 위원장을 통합당을 배제한 채 국회 본회의에서 단독으로 선출했고, 통합당 의원들은 6개 상임위에 강제 배정되는 ‘수모’를 당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협상 실패 책임을 지겠다며 사의를 밝혔다. 원내대표에 당선된 지 약 40일 만이다.

주 원내대표는 본회의 직후 열린 통합당 의원총회에서“의회 민주주의가 파괴되는 것을 막지 못했다”며 돌연 사퇴를 선언했다. 원내대표 경선 러닝메이트인 이종배 정책위의장도 함께였다.

‘대안 부재’ 등을 이유로 주 원내대표는 재신임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리더십이 흔들리는 건 불가피하다. 실제 이날 열린 통합당 의원총회에서 주 원내대표가 법사위를 지키지 못한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거셌다. 5선의 조경태 의원은 주 원내대표 면전에서 사퇴론을 꺼냈다. ‘대여 협상 경험이 풍부한 지략가’라는 당내 기대에 미치지 못한 데 따른 반발이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을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을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주 원내대표는‘민주당 176석 대 통합당 103석’이라는 수적 열세를 돌파하기보다 ‘우리를 밟으려면 차라리 밟고 가라’는 전략으로 임했다. 여야의 국회 충돌과 야당의 발목 잡기 행태에 거부감을 느끼는 여론을 의식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수세적 전략이 결과적으로 여당의 독주를 막아내지 못했고, 주 원내대표는 책임론에 휩싸이고 말았다.

그럼에도 주 원내대표는 ‘실리’보다 ‘명분’을 고수할 듯 하다. 민주당은 지역구 챙기기 이해가 걸린 국토교통위원장을 비롯한 ‘알짜’ 상임위원장 7개를 통합당 몫으로 내밀었지만, 주 원내대표는 곧바로 물리쳤다. 그는“오늘 국회 본회의를 강행할 거면 상임위원장 18개를 민주당이 차라리 모두 가져가라고 박병석 국회의장께 요청했다”고 버텼다.

‘의회 권력을 모조리 장악한 민주당이 실정에 대한 책임도 전부 지게 하자’는 게 주 원내대표의 전략이다. ‘빠루’가 동원된 20대 국회처럼 ‘동물 국회’를 연출해선 야당에 승산이 없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그러나 주 원내대표의 전략을 놓고“여당을 견제하라고 통합당에 103석을 몰아 준 민심을 저버린 선택”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야당의 ‘견제 의무’를 스스로 포기하겠다는 선언이기 때문이다.

통합당 의원총회에선 격론 끝에 주 원내대표를 재신임하기로 했지만, 주 원내대표는 사퇴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주 원내대표가 복귀할 때까지는 원내 리더십 공백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원외 인사라 원내 대응엔 한계가 있다. 통합당이 당분간 민주당이 주도하는 국회에 끌려 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국회 내에서 할 수 있는 투쟁 방법을 의원들과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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