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신만고 끝에 18연패 악몽에서 빠져 나온 한화 선수단은 15일 모처럼 달콤한 월요일 휴식을 즐겼다. 그 동안 ‘쉬어도 쉬는 게’ 아닌 월요일이 쳇바퀴처럼 반복됐지만 이날만큼은 새로운 희망의 재충전으로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좌초 직전의 한화에 구원투수로 투입돼 4연패를 더하다 연승으로 분위기를 쇄신한 최원호(47) 감독대행을 바라보는 시선도 우려에서 기대로 바뀌어가고 있다. 지난 9일부터 1군 지휘봉을 잡은 최원호 대행은 15일 “6경기를 어떻게 치렀는지 모르겠다. 정신이 하나도 없다”면서 “선수들이 마음고생이 많았는데 부담을 턴 만큼 앞으로 점점 좋은 경기력을 보일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최 대행은 부임과 함께 대규모의 선수단 물갈이를 단행했다. 김태균과 이용규만 남기고 이성열 송광민 등 9명의 베테랑 선수를 2군으로 내려 보냈다. 대신 2군에서 눈여겨 본 유망주들을 대거 올렸지만 결과적으로 달라진 건 없었다. 이에 대해 시즌을 100경기 이상 남겨두고 너무 극단적인 리빌딩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개혁도 좋지만 기록적인 연패부터 끊고 시작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최 대행은 자신이 간과했던 부분을 ‘쿨하게’ 인정했다. 그리고 총력전을 다짐했다. 그는 “나도 갑작스럽게 1군에 올라와 연패를 끊으려고 여러 가지 시도를 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면서도 다만 애초부터 성적을 포기한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최 대행은 “1%의 가능성이 남아 있을 때까지 성적을 포기하는 팀은 없다”면서 “밑져야 본전이라는 심정으로 선수들 구성을 바꿔 해 보려 했던 것인데 2군 선수들의 경험 부족이 생각보다 컸다”고 말했다.
14일 두산과 서스펜디드 경기에서 휴식이 필요했던 김범수를 투입하는 등 변칙 운용을 불사했던 최 대행은 연패 탈출에 성공한 만큼 16일 대전 LG와 3연전부터 정상적인 마운드 운용으로 재편한다. 18일에는 2군에 보냈던 이성열과 최진행도 불러 올릴 수 있는 날짜가 된다. 이제부턴 ‘이기는 야구’를 추구하되 점진적인 리빌딩을 곁들여 한화의 미래도 그리겠다는 복안이다.
연패는 탈출했지만 한화는 여전히 10승도 올리지 못했다. 9승 27패(0.250)에 불과해 이대로라면 굴욕적인 시즌 기록을 남길 지도 모른다. 최 대행은 “매 경기 최선을 다해 남은 시즌 팬들을 위한 야구를 하겠다. 끝까지 포기는 없다”고 다짐했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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