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보성군은 보성녹차의 역사성과 독자성을 확보하기 위해 고려시대 최고의 명차로 알려진 ‘뇌원차’의 복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군은 뇌원차 복원 사업을 통해 보성차농업을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하는 데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군에 따르면 뇌원차는 고려 왕실에서 사용했던 차로 단순한 음용뿐만 아니라 죽은 신하에게 내리는 장례용, 거란에 보내는 예물용, 신하에게 내리는 하사용 등으로 사용됐다. 뇌원차는 세종실록지리지ㆍ신증동국여지승람ㆍ대동지지 기록에 따라 보성군 웅치면 약산마을 일대에 있던 왕실 차 공납기관인 ‘다소’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 내려온다.
뇌원차는 사각 형태의 떡차로 일반 떡차와는 다른 제다(製茶) 공정을 거치며 첫 맛은 구수하고 부드러우며 끝 맛은 깔끔하고 향기로운 것이 특징이다. 특히 다른 전통차와 차별성을 지닌 명차로 알려지면서 그 원형을 발굴하고 복원하는 일은 역사ㆍ문화적으로 그 가치를 평가 받고 있다.
현재 목포대 산학협력단 조기정 교수팀이 뇌원차 복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보성지역 자생차 지역(101곳) 중 득량면 다전마을 차나무(430년)와 회천면 일림산 주변의 자생차를 채취해 올해 4월 뇌원차를 제다했다.
군은 뇌원차의 복원이 끝나면 보성차농업의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를 위해 8월 말까지 신청서 작성을 마무리하고 11월까지 농림축산식품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후 국내 세계중요농업유산 자문위원의 심의를 거쳐 농식품부를 통해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넘어간다. 이어 세계중요농업유산 집행위원회 심의 등 행정 절차를 거쳐 등재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김철우 보성군수는 “천년 전 고려시대 최고 명차였던 뇌원차를 올해 열리는 보성세계차엑스포에서 일반인에 소개할 예정”이라며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의 기반이 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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