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일 제주지역 해수욕장 개장을 앞두고 제주 바다가 수난을 겪고 있다. 괭생이모자반에 이어 구멍갈파래가 대거 유입된 데 이어 해파리의 습격이 예고돼 주의가 요구된다.
15일 제주도에 따르면 매년 봄철만 되면 제주해안을 습격하는 괭생이모자반이 올해도 어김없이 대량 유입됐으며, 지난 14일까지 도내 연안에서 수거한 괭생이모자반이 5,200여톤에 이르고 있다. 연도별 괭생이모자반 수거량을 보면 2016년 2,441톤, 2017년 4,407톤, 2018년 2,150톤, 지난해 860톤으로, 올해 최대를 기록했다.
‘바다의 불청객’으로 불리는 괭생이모자반은 해안에 쌓여 미관을 해치고 악취를 풍길 뿐만 아니라, 어장과 양식장 그물에 달라붙어 시설을 파손시키거나 어선 스크루에 감겨 조업과 항해에 지장을 주는 등 불청객 취급을 받고 있다. 중국 해역에서 밀려와 최대 5m까지 자라는 괭생이모자반은 제주지역 전통음식 몸국의 재료인 참모자반과 달리 식용으로 쓸 수 없어서 거름으로 사용되거나 매립 처리되고 있다.
최근 괭생이모자반에 이어 구멍갈파래도 제주 해안에 대량으로 밀려오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구멍갈파래는 항만, 방파제 건설 등으로 조류 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동부해안을 중심으로 다량 발생하고 있다. 서귀포시 신양해수욕장, 제주시 함덕ㆍ김녕해수욕장 등에는 하얀 백사장이 구멍갈파래로 뒤덮인 상태다. 구멍갈파래는 해안 경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썩으면서 악취가 심하게 나고, 파리 등 벌레까지 꼬여 해수욕장을 찾은 방문객들에게 큰 불편을 주고 있다.
제주 바다에 노무라입깃해파리의 습격도 예고됐다. 올여름 고수온의 영향으로 오는 7월 중순쯤에는 해파리가 고밀도로 출현해 주의보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도는 전망했다.
노무라입깃해파리는 중국 연안에서 발생해 대마난류 흐름에 따라 국내로 유입된다. 특히 노무라입깃해파리는 해파리 중 가장 큰 종류로 지름이 1m에 달하고, 쏘이면 발진, 통증, 가려움증이 생기고 심한 경우 쇼크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도는 해파리 피해예방대책본부를 구성해 해파리 주의보 발령일부터 종료일까지 운영할 계획이다. 노무라입깃해파리 주의보는 100㎡당 1마리 이상 발견되고, 민?관 해파리모니터링 발견율이 20%를 초과할 때 발령된다. 해파리 주의보는 2012년과 2013년, 2016년, 지난해에 발령됐다.
한편 도내 11개 지정 해수욕장은 다음달 1일 일제 개장해 8월 31일까지 운영된다. 그러나 해수욕장 야간개장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운영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도는 이호테우해수욕장과 삼양해수욕장, 함덕해수욕장은 각 마을회의 요청에 따라 7월 15일부터 한 달만 개장 시간을 1시간 연장해 오후 8시까지 피서객이 해수욕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도내 지정 해수욕장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다.
조동근 도 해양수산국장은 “다음 달 해수욕장 개장을 앞두고 연안에 유입된 괭생이모자반과 구멍갈파래를 수거하고 또 해파리로 인한 해수욕객의 피해가 없도록 체계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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