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배우 진영(본명 박진영)이 남다른 열정을 드러냈다.
지난 14일 종영된 tvN 주말드라마 '화양연화'에서 한재현(유지태)의 대학생 시절을 연기한 진영은 15일 오전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서면 인터뷰 답변을 전달했다.
'화양연화'를 떠나보내며 진영은 "작품을 시청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 '화양연화'와 한재현이라는 인물을 만나 많이 초라해지는 순간도 있었다. 내가 과연 저 상황에 놓이면 정의로운 결정과 판단을 내릴 수 있을까? 저 시대를 살았다면 나는 어디로 흘러 갔을까? 수 없는 질문 속에서 한없이 부끄러워졌다. 비록 드라마일지라도 현실과 정의 속에서 갈등하고, 자신의 신념이 시키는 대로 나아가는 재현이의 모습 속에서 내가 바라는 이상이 있었는지도 모른다"라는 특별한 소감을 전했다.
이어 진영은 "작은 나를 받아준 재현이가 정말 고마웠고 재현이를 만들어주신 감독님과 작가님께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수개월 동안 함께해온 스태프분들도 고마웠다. 배우 선배님과 동료분들이 없었다면 재현이가 완성되지도 못했을 거다. 제목처럼 삶이 꽃이 되는 순간이 언제나 함께하기를 바란다"고 여운을 남겼다.
상대역 전소니와의 호흡도 시청자들의 설렘을 유발했다. 진영은 "전소니 배우님과는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만났는데, 겪어보니 굉장히 물 같은 사람이더라. 내가 기계적으로 뭔가를 할 때도 거기에 다 맞춰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연기를 보여줬다. 덕분에 많이 의지할 수 있었다. 나는 작은 것까지 다 준비해서 현장에 가는 사람이라, 이게 표현적 한계가 있기도 하다. 전소니 배우님은 표현적 한계가 없이, 현장에서 흐름에 따라 이렇게 저렇게 다 해보는 스타일 같았다. 그런 점을 참 많이 배웠다"며 특히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과거 재현과 지수가 바닷가에 놀러가 서로 장난 치면서 물에 빠지는 신을 꼽았다. 겨울 바다의 온도는 얼음장 같았지만 현장 분위기는 더욱 특별했다는 전언이다.
실제로 이번 작품을 통해 가장 크게 얻은 것 역시 좋은 사람들이다. 진영은 "감독님, 스태프분들, 선배님들과 동료 배우들 모두 다 착하고 좋았다. 초반에 스케줄이 안 맞을까봐 걱정도 했는데 그때 감독님께서 '안 되더라도 같이 해보자'라고 말씀해 주셨다. 이 말을 듣는 순간 작품에 더 깊게 빠져야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고 너무 감사했다.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 나를 받아줬다는 데서 오는 고마움이 있었다"며 "선배님들을 보며 흔들리지 않는 것의 중요성을 배웠다. 나는 아직 주변 환경에 많이 흔들리는데, 선배님들은 현장이 어떻든 중심을 잡고 연기를 하신다. 감독님과의 소통도 뭔가 더 표현이 부드럽고 젠틀한 것 같다. 순간 몰입도도 굉장히 좋으셔서, 그런 점도 닮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필모그래피를 든든하게 채울 또 하나의 작품을 성공적으로 마친 만큼 진영은 "앞으로도 해보고 싶은 역할은 너무 많다. 힘이 닿는 대로, 오랫동안 많이 많이, 따지는 것도 가리는 것도 없이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해 보고 싶다. 주어진 모든 배역과 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며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솔직히 아직은 잘 모르겠다. 배우로서 시작하는 단계라 생각한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는 더 고민해야 하는 지점이다. 선배님들처럼 오래 오래 연기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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