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출신의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이 특혜 의혹이 제기된 서울 공군부대의 A병사와 관련해 “일반적인 군 생활이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부모 덕에 특혜를 입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A병사의 아버지는 나이스그룹 부회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무국장은 15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박찬주 대장 갑질사건 이후 요즘은 상사도 사적인 심부름을 병사들한테 잘 시키지 못하는데 병사가 부사관에게 거꾸로 심부름을 시킨다는 건 사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의 일”이라고 언급했다.
공군 조사에서 A병사가 냉방병과 피부병을 앓고 있고 동료들과도 사이가 좋지 않아 생활관을 홀로 쓰게 됐다는 내용의 진술이 나온 것과 관련해서는 “원칙대로만 보면 환자는 부대가 아니라 병원에 가야 한다”며 “물갈이가 심해 정수기 물도 못 먹을 지경이고, 세탁을 특수하게 해야만 일상 생활이 가능한 수준의 건강 상태면 현역 부적합 심의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이 사람이 군 생활을 계속하겠냐”며 “현역이란 건 기본적으로 상황이 벌어졌을 때 작전에도 투입이 돼야 되는데 작전에 들어가서 물 배달 받고 세탁 배달시키면서 근무를 한다는 건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역 부적합 심의를 해야 하는 정도의 상황인데 왜 수발을 들게 된 건지에 대한 부분만 해명시키면 분명하게 사건의 답이 나온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 사무국장은 이런 사례는 처음 접한다고 한다. 그는 “어떤 경우에도 이런 식으로 부대에서 운영했다는 얘기를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다”며 “정황상 아버지 ‘백’이 작용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군인권센터가 연간 1,500건 정도 상담을 진행하고 있는데 보통 자신이 아픈데 병원을 안 보내줘서 문제가 된다”며 “아프다고 해서 부대 간부가 지극 정성으로 수발을 들어주고 물과 빨래를 날라주고 생활관을 혼자 쓰게 해줬다는 얘기는 처음 들어보는 류의 이야기”라고도 했다.
공군 자체 감찰과 관련해서는 “감찰 결과를 예단을 할 수 없지만, 국민이 갖고 있는 의혹이 제대로 해소되지 않는다면 어떤 부분은 수사를 해도 무리가 없는 것 같다”며 “간부에게 병사 수발을 들게 한 것은 의무 없는 일을 강요한 것이기 때문에 지시한 사람은 직권남용으로도 걸릴 수가 있고, 인사 문제까지 껴 있다면 청탁금지법에도 위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사무국장은 “용기 내서 제보한 고마운 제보자를 군이 제대로 보호해주지 않는다면 이후에 벌어지는 일들은 더 안 좋게 흘러갈 수밖에 없다는 걸 분명히 해야 될 것 같다”고도 강조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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