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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대팍 굴욕’… 대구에 0-6 대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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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대팍 굴욕’… 대구에 0-6 대패

입력
2020.06.15 06:0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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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무득점 패배·최다 실점·자책골 2개에 3연패… 9위로 추락

14일 오후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2020 K리그1' FC서울과 대구FC의 경기에서 대구 데얀(오른쪽)이 이날 팀의 6번째 골을 넣은 후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14일 오후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2020 K리그1' FC서울과 대구FC의 경기에서 대구 데얀(오른쪽)이 이날 팀의 6번째 골을 넣은 후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의 ‘한때 명가’ FC서울에게 2020년 6월 14일은 ‘치욕의 날’로 남게 됐다. 시민구단 대구에 0-6으로 무너지면서다. 1983년 서울 전신인 럭키금성 황소 축구단으로 창단한 이래 처음으로 득점 없이 6점을 내주고 패했다. 2013년 승강제 실시 이후 K리그1 구단 최다 실점 기록을 새로 썼고, 한 경기 2차례 자책골을 기록한 최초의 팀으로도 남았다.

서울은 14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6라운드에서 대구에 전ㆍ후반 각각 3골씩 내주며 창단 후 최다 득점차 패배와 동률을 이뤘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서울은 럭키금성 시절인 1987년 10월 10일 포항제철과 정규리그 경기, 안양LG 시절인 1997년 부천SK와의 리그컵 대회에서 각각 1-7로 패한 적이 있지만, 득점 없이 6점차 패배를 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서울 최용수 감독은 필드 플레이어 선발 선수 가운데 절반인 5명을 22세 이하로 세우는 모험을 펼쳤지만, 전반 9분만에 대구 세징야(31)에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정승원(23)이 페널티 박스 내 오른쪽에서 건넨 패스를 세징야가 왼발 슛으로 마무리했다. 이후 전반 33분 김대원(23)에게 추가골을 허용했고, 전반 40분 박주영(35)이 헤딩 자책골을 기록하면서 0-3으로 뒤처진 채 전반을 마쳤다.

14일 DGB 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2020 K리그1' FC서울과 대구FC의 경기에서 서울 정현철(가운데)이 자책골을 넣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14일 DGB 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2020 K리그1' FC서울과 대구FC의 경기에서 서울 정현철(가운데)이 자책골을 넣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후반에 들어서도 서울은 하염없이 무너졌다. 후반 6분 츠바사(30)의 도움을 받은 김대원이 자신의 두 번째 골이자 팀의 4번째 골을 넣었다. 이후 7분 뒤인 후반 13분, 서울 정현철(27)이 팀의 두 번째 자책골을 기록하면서 점수차는 0-5까지 벌어졌다. 츠바사의 페널티 킥을 유상훈 골키퍼가 막아냈는데, 정현철이 흘러나온 공에 발을 갖다 댄 게 골문 안쪽으로 향했다. 후반 26분엔 서울에서만 6년을 뛴 외국인 선수 데얀(39)이 헤딩 골을 터뜨리며 일찌감치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날 경기 도중 유상훈 골키퍼는 자기편 골대를 여러 차례 발로 걷어차며 답답한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경기 후 “상대 역습 패턴을 대비하지 못했다”며 “참 할 말이 없는 경기”라고 했다.

시즌 시작 전부터 기성용(31ㆍ마요르카) 영입 좌절로 축구팬들의 원성을 샀던 서울은 지난달 리얼돌 사태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최근엔 갑작스런 코치진 교체 과정에서의 불화설까지 흘러나오면서 우려가 커졌다. 선수단 안팎으로 어수선했던 팀 분위기는 결국 창단 이후 최악의 결과로 돌아온 모습이다. 과거 수원삼성과 K리그 양대 명문으로 자리했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어졌다.

반면 대구는 이날 승리로 창단 후 K리그 단일경기 최다점수차 승리를 거두면서 환호했다. 승점 9점(2승3무1패)째를 기록한 대구는 5위로 뛰어올랐고, 최근 3경기에서 11골을 내주고 단 1골만 기록하며 3연패에 빠진 서울은 9위로 내려앉았다. 자칫 재작년처럼 강등권에 놓일 위기다. 승격팀 광주는 이날 부산에 3-1 역전승을 거두고 서울 바로 위인 8위로 올라섰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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