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정권 달래기만으로 문제 해결 못해”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이 14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군사도발을 예고한 데 대해 “김정은 정권은 평화무드를 유지하려고 안간힘 쓰는 우리 정부의 대북 저자세를 국가 전체의 나약성으로 오판하고 있다”며 “북한은 이제 구태한 행태를 그만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태 의원은 주영 북한 대사관 공사를 지낸 북한 엘리트 외교관 출신이다.
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김정은 정권은 대한민국이 북한 체제처럼 정부가 결정만 하면 모든 것이 되는 국가가 아니라는 것을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특히 “전시 상황도 아닌 시기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개성공단에 있는 우리 국민 재산 몰수, 군사적 도발까지 저지른다면 이를 이해할 국민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며 “대한민국을 향한 김정은 정권의 무례함이 도를 넘어설 때, 국민의 인내도 한계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벼랑 끝에 함께 서자는 김정은 남매의 속내는 뻔하다”며 “남북 간 긴장을 고조시켜 코로나 사태와 국제적 고립으로 인한 내부 불만을 외부로 돌리며 미군 대선 전까지 미북 관계에서 아무 합의도 이뤄질 수 없는 상황을 알고 추후 협상에서 유리한 지위를 선점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북한 외무성에 있을 때나 지금이나 북한의 행태는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태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 변화도 주문했다. 그는 “김정은 정권을 달래는 것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더 이상 약하고 비굴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북한 정권의 무모한 행동을 부추기는 촉진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김정은 정권 눈치만 보지 말고 G7 정상회의에 참가하는 대한민국 품격에 맞게, 북한에 올바른 길을 제시하는 정의로운 중재자 역할이 필요한 때”라며 “벼랑 끝에 서 있는 북한과 함께 떨어질 것인지, 평지로 끌어올려 현실을 직시하게 만들 것인지, 문재인 정부가 결정해야 할 순간이 임박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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