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갈린 유통업계 판매 전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유통업계가 서로 다른 판매 전략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언택트(비대면)’ 소비가 자리를 잡으면서 백화점과 TV홈쇼핑, 편의점 업계 등은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고객 잡기에 올인하고 있다.
백화점에선 ‘라이브 커머스’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라이브 커머스란 모바일에서 실시간 방송을 통해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개하고 판매까지 가능한 새로운 형태의 마케팅 방식이다. 소비자들과 즉석에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단 점에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라이브 커머스의 대표주자인 롯데백화점은 자사의 모바일 라이브쇼핑 채널 ‘100LIVE’에 힘을 주기로 했다. 16일부터 2주간 정기적으로 건강관리 제품을 판매에 나선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유명인사와 함께 건강한 생활을 위한 팁을 알려주면서 관련 제품까지 판매하는 전략이다. 롯데백화점 측은 “코로나19로 인해 ‘방구석 쇼핑족’이 늘어나면서 온라인 실시간 쇼핑채널인 100LIVE를 통한 방송 확대에 주력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의 100LIVE 외에도 현대백화점은 네이버쇼핑과 손잡고 ‘현대백화점 윈도 라이브’를 선보이고 있고, AK플라자는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그립과 ‘AK플라자 라이브 쇼핑’을 운영 중이다.
중·장년층이 주요 대상인 TV 홈쇼핑에선 코로나19와 맞물려 인기상품으로 떠오른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소개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CJ EMN 오쇼핑부문은 이달 15~21일 한 주 동안 20개의 건강기능식품 판매 방송을 편성했다. 특히 코로나19로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프로바이오틱스’ 등 유산균 관련 제품 판매 비중을 늘리고 있다. CJ오쇼핑 관계자는 “건기식은 사람마다 섭취 후 효능을 다르게 느끼는 경우가 많지만, 유산균은 장 관련 불편함이 개선되는 등 신뢰도가 높아 연령대별로 재구매율도 높은 편이다”고 말했다.
롯데홈쇼핑은 건기식 열풍이 불자 지난달부터 자체 브랜드(PB) ‘데일리 밸런스’를 출시했고, GS홈쇼핑도 건기식 업체 ‘뉴트리’에 50억원을 투자하는 등 코로나 이후 건기식 시장의 성장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편의점 업계에선 ‘펀슈머(소비 과정에서 재미를 추구하는 소비자)’에 특화된 제품 출시에 한창이다. 아이디어 상품으로 온라인이나 TV 홈쇼핑 사이의 틈새 고객을 사로잡겠다는 계산에서다.
GU는 지난달 소맥분 제조업체 ‘대한제분’과 손잡고 내놓은 ‘곰표 밀맥주’가 출시 3일만에 초도 생산물량 10만개를 완판했다. 곰표 팝콘 매출(1~7일)도 전주 대비 40%나 뛰었다. 제품에 대한제분의 백곰 마스코트인 표곰과 곰표 밀가루 특유의 복고풍 서체, 포장 디자인을 그대로 옮겨온 게 한 몫 했다. GS25도 지난 3월 펭수 캐릭터와 협업한 ‘참치마요덮밥’ 등 펭수 프레시푸드 4종이 출시 사흘 만에 50만개 넘게 팔렸다.
그러자 세븐일레븐도 이들 소비자를 겨냥해 참치회 모양과 형태를 그대로 젤리로 구현한 ‘참치회젤리’를 출시했다. 포장 용기가 회를 연상케 하지만, 맛은 딸기맛과 복숭아맛 젤리여서 색다른 재미를 준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젊은 층에게는 무엇보다 재미가 중요한 구매요소로 꼽히고 있어 지속적으로 이색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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