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최고령 공격수 이동국(전북ㆍ41)이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세리머니를 선보이며 ‘시사축구’의 선두주자로 우뚝 섰다. ‘덕분에’-‘무릎꿇기’에 이어 거수경례 세리머니까지 선보였다.
이동국은 13일 전북 전주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0 6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홈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한 뒤 거수경례 세리머니를 했다. 이동국의 득점으로 전북현대는 2연승에 성공하며 승점 15점(5승1패)을 쌓아 리그 1위의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호국 보훈의 달’인 6월을 맞아 준비된 특별 유니폼을 갖춰 입은 이동국은 후반 9분 페널티 박스 안에서 인천 김연수(27)의 핸드볼 파울로 얻은 페널티킥 키커로 나섰다. 그의 오른발 슛은 골대 상단을 절묘하게 노렸고, 인천의 골문이 열렸다. 이동국은 예비역 병장 이승기(32)와 함께 거수경례 세리머니로 득점을 자축했다.
이동국은 앞선 경기에서도 득점 후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세리머니를 해 주목 받은 바 있다. 지난달 8일 수원삼성과의 개막전에서 시즌 첫 골을 터트린 후 코로나19와 맞서고 있는 의료진을 위해 ‘덕분에’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이 세리머니는 유행처럼 다른 팀에까지 퍼져 1라운드동안 수많은 팀들이 릴레이처럼 이어 나갔다. 지난 6일 FC서울과의 경기에서는 ‘무릎꿇기’ 세리머니로 이목을 사로잡았다. 인종차별에 반대한다는 의미에서였다.
이동국의 ‘시사축구’는 사전 준비가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물이다. 실제로 인천과의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도 세리머니 준비 사실을 밝힌 이동국은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고, 나라를 지킨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었다”며 “예비역 병장인 이승기가 보여 함께 하게 됐다”고 뒷이야기를 밝혔다. 또 “팬들이 경기장에 못 오시기 때문에 TV를 통해서라도 볼거리를 제공해야 하는 것이 맞다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물론 아무리 멋진 세리머니를 준비한다 해도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공개할 수 없다. K리그 최고령 스트라이커인 이동국은 올 시즌 놀라운 활약으로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총 4경기에 출전해 4골을 성공시키며 K리그 최다 득점 3위에 올라 있다. 서울전에서는 멀티골까지 터트렸다.
하지만 아쉽게도 당분간 시사축구 세리머니를 볼 수 없다. 이동국이 미래를 위해 오는 15일부터 파주 NFC에 입소해 10일간 AFC A급 지도자 과정을 이수하기 위해 떠나기 때문이다. 전북 관계자는 “두 경기를 결장할 예정”이라면서 “조규성(22)이나 라스 벨트비크(29) 등 대체 자원으로 공백을 메우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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