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한 미국 대사관 건물에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라고 적힌 대형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비무장 흑인이 숨진 ‘조지 플로이드 사태’와 관련해 재외공관 차원에서 인종차별 철폐 메시지를 낸 것이어서 주목된다.
주한 미국대사관은 13일 트위터를 통해 한 사진을 게재했다. 서울 종로구의 주한 미국대사관 건물 3, 4층 사이에 검정색 플래카드를 걸어 놓은 사진이었다.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라고 적힌 플래카드는 광화문 광장을 지나는 시민들이 모두 볼 수 있다.
대사관 측은 이 사진과 함께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미국과 세계 각국의 평화로운 인종차별 폐지 시위를 지지한다는 메시지도 함께 냈다. 대사관 측은 “(건물에) 설치된 #BlackLivesMatter 배너는 인종 차별과 경찰 만행에 대한 항의이며 더욱 더 포용력 있고 정당한 사회를 향한 우리의 의지를 보여줍니다”라고 썼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도 이날 트위터에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이 1963년 아메리칸 대학에서 한 연설을 상기하며 “미국은 자유롭고 다양성이 보장되는 국가이다. 다양성으로부터 우리는 힘을 얻는다”고 했다. 그는 또 흑인 인권 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를 언급하며 “최근 몇 주간 일어난 일들은 킹 목사의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줬다”며 “이 일은 이제 우리의 과제라고 믿는다”고 적었다.
미국에선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흑인 남성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이 눌려 숨진 사건이 발생해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전역으로 확산됐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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