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치기 의혹은 불기소
해외에서 수억대 원정도박을 벌인 혐의를 받는 양현석(51)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가 약식기소됐다.
서울서부지검 형사3부(부장 이재승)는 지난달 26일 양 전 대표에게 약식명령을 내려 달라고 법원에 청구했다고 14일 밝혔다. 약식기소란 검찰이 공판 대신 서면심리만으로 벌금이나 과태료를 부과해 달라고 법원에 청구하는 절차다. 당사자나 법원이 정식 재판 회부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형은 확정된다.
검찰에 따르면 양 전 대표는 2015년 7월부터 2019년 1월까지 총 7회 출국해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다른 일행 4명과 함께 총 33만5460달러(약 4억355만원) 상당의 도박을 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경찰은 지난해 4월 빅뱅의 전 멤버 승리와 양 전 대표의 원정 도박 의혹이 담긴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지난해 8월 YG엔터테인먼트 본사를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 내용을 토대로 같은 해 10월 양 전 대표를 상습도박 혐의로 기소의견을 달아 송치했지만, 검찰은 단순 도박 혐의로 약식기소했다. 이에 검찰 관계자는 "상습도박 혐의 관련 판례와 도박 횟수 등을 고려해 상습도박 혐의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봤다"며 "청구한 벌금액은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양 전 대표가 이른바 ‘환치기’ 수법으로 도박 자금을 마련했다는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에 대해서는 불기소 처분했다. 환치기 수법은 통화가 다른 두 나라에 계좌를 만든 뒤 한 국가의 계좌에 돈을 넣고 다른 국가의 계좌로 빼내는 방식을 뜻한다.
한편 앞서 양 전 대표는 2014년 외국인 재력가 A씨에게 성매매를 알선했다는 혐의로 조사를 받았지만 경찰은 해당 혐의에 대해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고 보고 검찰에 불기소의견으로 송치한 바 있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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