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민호와 김은숙 작가의 ‘더 킹 : 영원의 군주’가 숙제를 안고 끝났다.
SBS 금토드라마 ‘더 킹 : 영원의 군주’(이하 ‘더 킹’)는 12일 방송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해 10월 첫 촬영을 시작하고 올해 4월 첫 방송된 이후 다양한 반응을 얻으며 남다른 화제성을 자랑한 ‘더 킹’의 마지막은 꽉 막힌 해피엔딩이었다. 극중 이곤(이민호)과 정태을(김고은)은 평행세계를 넘나들며 사랑을 이어갔다.
대한제국 황제 이곤과 대한민국 형사 정태을, 그리고 이들을 둘러싼 인물들의 이야기는 그간 본 적 없는 판타지였다. 다양한 로맨스 대표작 중에서도 ‘시크릿가든’과 ‘도깨비’ 등을 통해 판타지물 흥행에도 성공한 바 있는 김은숙 작가는 ‘차원의 문’이라는 새로운 세계관을 그려냈다. 이는 마지막까지 작품의 긴장감을 고조시킨 요소였다.
시청자들의 반응이 갈리게 한 방대한 이야기의 결말에도 판타지적인 요소가 함께 했다. 그리고 이런 판타지의 명분이 된 건 로맨스였다. 이곤과 정태을은 주말마다 여러 평행세계를 다니며 여행하는 사이가 됐다. 이곤은 "어떻게 날 기억하냐"고 물었고, 정태을은 이유 대신 키스로 답했으며,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을 고백했다.
작품을 이끈 로맨스는 각각 김은숙 적가와 전작에서 좋은 호흡을 보여줬던 이민호 김고은의 호연이 있어 가능했다. 김고은은 정태을과 루나의 모습을 다르게 표현하며 시청자들의 몰입을 배가했다. 이들 외에도 우도환 정은채 이정진 김경남 등 각자 확실한 존재감을 지닌 배우들이 ’더 킹‘의 평행세계를 탄탄하게 쌓아가며 호평 받았다.
특히 이민호는 전역 후 첫 작품으로 이번 ’더 킹‘을 선택해 주목 받았다. 제작발표회 당시 “잘 해내고 싶은 대본”이라고 밝혔던 이민호는 대한제국 황제라는 가상의 공간 및 직업군에도 설득력을 부여했다. 그뿐만 아니라 희로애락을 담은 짙은 감성 연기로 주연의 가치를 입증했고, 이런 감정선이 시청자들에게도 잘 전해졌다.
비교적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으나 ’더 킹‘의 의미는 새로운 시도에 있다. 평행세계라는 다소 낯선 설정, 일부 부적절한 대사, 과도한 PPL 등이 지적과 비판을 받아왔지만, ’더 킹‘은 오랜 준비 기간만큼 신선한 구성과 콘셉트를 보여줬다. 지적과 비판을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있다면 ’더 킹‘ 이후 더 다양한 세계관의 드라마도 기대된다.
한편 ’더 킹‘ 후속으로 오는 19일 오후 10시부터 지창욱과 김유정이 출연하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SBS 새 금토드라마 ’편의점 샛별이‘가 방송된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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