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가 새 얼굴들의 활약으로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팀 주축 선수 부상으로 인한 ‘대체 선수’를 넘어 팀의 주축 전력으로 발돋움 하고 있다.
먼저, LG 투수 이민호(19)의 최근 활약이 눈에 띈다. 중간계투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선발 테스트에서 호투하며 당당히 5선발 한자리를 꿰찼다. 선발로 나선 3경기에서 19.1이닝을 던지며 2승(1패)째다. 2일 삼성전(7이닝 2실점), 11일 SK전(7이닝 1실점) 등 최근 2경기에서 연속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하기도 했다. 경기 내용에서도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0.90으로 안정감이 돋보인다. 적은 표본으로 단순 비교는 무리지만 수치상으론 키움의 외인 에이스 요키시(0.97), KIA 가뇽(1.07)과 비슷한 수준이다. 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에서도 1.13으로 팀 내 선발투수 중 1위를 달리며 토종 에이스로서의 가능성을 확실히 증명하고 있다.
‘2020 신인 드래프트 최대어’ 소형준(19ㆍKT)도 여전히 꾸준하다.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6경기에 출전해 33.2이닝을 소화, 선발 투수로 가장 중요한 덕목인 ‘이닝 이터’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4승(2패)으로 팀 내 다승 1위, 리그 다승 공동 6위에 오르는 등 맹활약 중이다. 데뷔전인 지난달 8일 두산전에서 역대 8호 ‘고졸 신인 데뷔전 선발승’이라는 인상적인 기록도 세웠다. 다만 6경기 중 2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지만, 컨디션이 나빴던 3경기에서는 18실점을 하는 등 기복이 심한 점은 보완할 요소다.
허윤동(19ㆍ삼성)도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소형준과 함께 유신고 야구부 마운드의 원투 펀치였던 허윤동은 2경기에 나서 모두 승리를 거두며 삼성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인다. 90.4%라는 높은 잔루율을 기록하고 있다. 3일 LG와의 경기에서는 5이닝 동안 매 이닝 안타를 허용하면서도 3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타자들도 공ㆍ수에서 활약 중이다. SK 대졸신인 외야수 최지훈(23)은 최근 10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며 뜨거운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다. 팀의 핵심인 한동민의 부상으로 기회를 잡았는데, 이를 놓치지 않았다. 지난달 26일까지 3승 15패로 리그 최하위였던 SK는 최지훈이 선발로 나서면서 8승 6패로 반등했다.
KT 대졸신인 내야수 천성호도 방망이에 불을 붙였다. 3일 두산전에서 지명타자로 나서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인상적인 데뷔전을 치른 뒤 팀의 주전 3루수로 선발 출전 중이다.
고졸 2년차 박승규(20ㆍ삼성)는 수비에서 눈에 띈다. 11일 키움 전에서 두 차례나 신들린 듯한 외야 호수비로 팀을 구해냈다. 지난 시즌 겨우 14경기에서 23타석을 소화하는데 그쳤지만 올해는 주전 외야수 박해민의 부진, 구자욱의 부상 등으로 기회를 잡았다. 수비는 물론 준수한 타율(0.308)로 삼성 외야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밖에 이용찬의 대체선발로 나섰던 조제영(19ㆍ두산), 2년 차 사이드암 배민서(21ㆍNC)도 주목할만하다.
감독들은 흐뭇한 ‘아빠 미소’를 짓고 있다. 류중일 LG 감독은 이민호의 호투에 대해 “극찬하고 싶을 만큼 완벽하게 던졌다”고 평가했고 이강철 KT감독은 “좋은 신인을 뽑아준 스카우트팀에 고맙다”며 소형준과 천성호의 활약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이주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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