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개인의 소신 발언 공격해” 비판도


영국 화장품 브랜드 ‘더바디샵’이 세계적 베스트셀러 ‘해리포터’ 시리즈 저자 조앤 롤링을 저격해 공개비판 했다. 롤링이 최근 트랜스젠더 혐오 발언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더바디샵은 11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공식 계정에 “롤링, 우리가 만든 게 있는데 당신이 좋아할 것 같다. 욕실에서 읽을 수 있게 비건 배쓰밤과 트렌스젠더 권리에 관한 책 한 부를 준비했다”고 올렸다. 앞서 여성을 ‘월경하는 사람’이라고 부르는 현상을 지적한 롤링의 발언을 우회적으로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롤링은 7일 자신의 SNS에 “월경하는 사람들. 분명 예전에는 이런 사람들을 부르는 다른 말이 있었는데”라는 글을 남겼다. 유럽에서는 트랜스젠더의 성 정체성을 존중해 여성을 성별로 구분하지 않고 ‘월경하는 사람들’이라고 부르는 문화가 있는데, 이 표현에 불만을 내비친 것이다. 이후 롤링은 트랜스젠더 활동가들로부터 “혐오 표현을 멈추라”며 집중공격 당했다.
하지만 논쟁과는 별개로 더바디샵의 글을 접한 몇몇 이들은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제품을 홍보하는 공식 계정을 통해 기업이 개인을 상대로 공격하는 것이 보기 좋지 않다는 것이다. 한 누리꾼은 “유명 작가가 소신을 밝혔다는 이유로 기업이 책이나 더 읽으라고 비꼬는 것은 오만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롤링에 대한 공개 비판은 더바디샵이 처음이 아니다.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에 출연했던 몇몇 배우도 롤링의 의견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힌 것. ‘해리포터’의 주인공 배우 다니엘 래드 클리프는 최근 “트랜스 여성은 여성”이라는 내용의 기고문을 올렸다. 영화 ‘대니쉬걸’에서 세계 최초 트랜스젠더를 연기했던 배우 에디 레드메인도 “롤링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트랜스 여성은 여성이고 트랜스 남성은 남성”이라고 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no.v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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