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가 중국 정부와 연결된 계정 17만개를 폐쇄했다. 시진핑(習近平) 정권에 우호적인 메시지를 의도적으로 퍼트렸기 때문인데, 업체 측은 중국 정부가 배후에서 해당 계정들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판단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트윗에 ‘경고 딱지’를 붙인 트위터가 온라인 여론을 조작하려는 각국 정부의 ‘공작’에 맞서 잇따라 칼을 빼 들고 있다.
트위터는 11일(현지시간) 2만3,750개의 ‘핵심’ 계정과 메시지 확산을 위해 사용된 약 15만개의 ‘증폭기’ 계정을 중단시켰다고 밝혔다. 업체는 전문 연구진과 함께 분석한 결과, 해당 계정들을 가짜뉴스를 확산하는 ‘에코 체임버(메아리방)’로 지목하며 “중국 공산당에 유리한 서술을 유포해 회사 플랫폼 정책을 위반했다”고 설명했다.
분석에 참여한 연구자들은 이 계정들이 중국 관련 주요 이슈에서 노골적으로 시진핑 정부 편을 들었다고 결론 내렸다. 홍콩 민주화 시위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중국 지도부의 스캔들을 폭로한 뒤 미국 망명을 신청한 부동산 억만장자 궈원구이(郭文貴) 사건, 대만 문제 등이 검증 대상이 됐다. 러네이 디레스타 미 스탠퍼드대 사이버정책센터 연구원은 “코로나19 관련 글을 유포한 계정 중 다수가 1월 말에 만들어졌으며, 중국의 대응을 극찬하는 내용으로 도배됐다”고 미 CNN방송에 말했다.
중국처럼 권위주의 정권인 러시아와 터키 연관 계정들도 철퇴를 맞았다. 트위터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우호적인 통합러시아당과 연계된 계정 1,000여개를 폐쇄했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터키 집권 정의개발당(AKP)에 호의적인 내용을 3,700만여건이나 게시한 7,340개의 계정 역시 틀어 막았다.
CNN은 트위터의 이번 계정 폐쇄가 처음은 아니라며 지난해 8월에도 중국 본토에서 운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홍콩 시위 관련 계정 1,000개를 폐쇄한 바 있다고 전했다. 트위터는 지난달 26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남긴 우편투표와 선거 조작을 연결 짓는 트윗글에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는 경고 문구를 붙이면서 트럼프에게 가짜뉴스를 생산하고 있다는 낙인을 찍기도 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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