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캡틴 이용규(35)는 매우 고독해 보였다. 11일 부산 롯데전 2회말 2사 만루 기회에서 상대 선발 서준원과 9구 승부 끝에 1루수 파울 플라이로 아웃 되자 무릎을 꿇고 고개를 푹 숙였다. 16연패 탈출을 위한 간절함이 누구보다 강했던 만큼 아쉬움이 너무나 컸다.
이용규는 프로야구 역사에 남을 최다 연패를 2010년 KIA 시절에 경험하고 10년 만에 또 한번 겪고 있다. 10년 전엔 16연패, 그리고 현재는 최다 연패 공동 2위에 해당하는 17연패 중이다.
결과는 괴롭지만 그 과정에서 이용규는 언제나 고군분투했다. 2010년 16연패 당시 그는 15경기에 나가 타율 0.355(62타수 22안타) 6볼넷 8타점 출루율 0.403을 기록했다. 올해도 16연패 동안 전 경기를 뛰며 타율 0.333(48타수 16안타) 8볼넷 6타점 출루율 0.429로 분전했다. 그러나 혼자 힘으로는 팀을 연패 수렁에서 건져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주장을 맡은 시즌에 찾아온 연패는 이용규를 더욱 짓눌렀다. 더구나 11일 경기에선 주로 ‘테이블 세터’ 역할을 맡았던 그에게 ‘클린업 트리오’ 자리인 3번 타순이 주어졌다. 하지만 이용규는 2회 만루 기회를 놓치는 등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고, 이날 세 번의 만루에서 점수를 내지 못한 팀도 0-5로 영봉패를 당했다.
1999년 쌍방울이 남긴 역대 KBO리그 최다 연패 2위에 이름을 남긴 한화는 이제 두산과 주말 3연전을 치른다. 그리고 12일 3연전 첫 경기마저 패하면 1985년 삼미가 작성한 역대 최다 연패 기록(18연패)과 35년 만에 타이를 이루고, 12~13일 연거푸 지면 불명예 기록을 새로 작성한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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