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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방장관 항명 이어 합참의장도 “트럼프 성경 이벤트 동행은 잘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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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방장관 항명 이어 합참의장도 “트럼프 성경 이벤트 동행은 잘못”

입력
2020.06.12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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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일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인근 인종차별 반대시위대를 강제 해산한 후 인근 세인트 존스 교회로 걸어가는 길에 마크 밀리(오른쪽) 합창의장, 마크 에스퍼(가운데) 국방장관이 동행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이달 1일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인근 인종차별 반대시위대를 강제 해산한 후 인근 세인트 존스 교회로 걸어가는 길에 마크 밀리(오른쪽) 합창의장, 마크 에스퍼(가운데) 국방장관이 동행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이 지난 1일 백악관 인근 세인트존스 교회에서 벌어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찍기 쇼’에 동행한 것을 “실수였다”고 공개 사과했다. 군의 국내 정치 개입으로 비춰질 수 있는 잘못된 행동이었다는 자성이다. 이는 앞서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군 동원 시위진압 방침에 반대 의사를 나타난 데 이은 사실상 제2의 ‘항명 사태’로, 큰 파장이 예상된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밀리 합참의장은 11일(현지시간) 미 국방부 산하 국방대학 졸업식 축하를 위한 사전 녹화 영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교회 가는 길에 동행한 사실을 언급하며 “그곳에 가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자신의 모습이 군의 역할에 대한 국가적 논쟁에 불을 지폈다는 점을 인정했다. 국내 정치에 개입하는 군으로 보였다는 설명이다.

그는 졸업생들에게 “나라에서 주는 옷(제복)을 입은 우리는 시민의 나라에서 비롯한 것이며 반드시 공화국의 본질에 깊이 뿌리를 둔 정치 원칙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어 “제복을 입은 장교로서 그것은 실수였고, 진심으로 우리 모두 이번 사태에서 (군의 역할에 대해) 배울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강경 시위 진압 방침을 발표한 후 세인트존스 교회로 향했다. 인근 라파예트 공원에서 평화적 시위를 하던 이들을 최루탄과 고무탄을 동원해 강제 해산한 후 트럼프가 도보로 이동한 데 대해 비판이 쏟아졌다. 성경을 들고 교회 앞에서 사진 찍는 이벤트를 위해 시위대를 과잉 진압했다는 이유에서다. 에스퍼 장관과 밀리 합참의장도 이 교회 방문에 동행했다.

이날 영상에서 밀리 의장은 이번 시위에 공감하고 있다면서 다시 한번 트럼프 대통령과 선을 그었다. 이번 시위를 촉발한 경찰 과잉진압으로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에 대해 “무의미하고 잔인한 살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군대 내 인종차별 해소를 위한 노력으로 진급 등에서 균등한 기회를 갖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밀리 합창의장의 작심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과 국방부 관계자들간 갈등의 골이 깊어진 상황을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앞서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이 언론 기고에서 트럼프의 강경 대응 기조를 공개 비판했고, 에스퍼 장관은 TV 생중계 브리핑에서 트럼프가 언급한 (군 동원을 명시한) ‘폭동진압법’에 반대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여러 차례 미 언론을 통해 이번 시위 대응책과 관련 엇갈린 대통령과 국방부 관계자들 입장이 보도되기도 했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지난 1일 시위대 진압 사태와 관련 “백악관 주변을 돌본 우리의 위대한 주방위군. 그것이 얼마나 쉬웠는지 거의 믿을 수가 없었다. 잘했다”며 주방위군과 경찰 등을 칭찬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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