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일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이 이청용(32ㆍ울산) 등 스타 선수들의 K리그 ‘말년 복귀’를 보며 제주 출신 구자철(31ㆍ알 가라파)의 친정팀 유턴에 대한 바람도 전했다. 최근 휴식을 위해 제주에 방문한 구자철은 ‘(제주에)보답할 기회’를 논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장은 어렵더라도 현역 생활을 마무리할 때쯤 데뷔 팀인 제주로 돌아온다면 ‘전력 상승, 그 이상의 가치’가 생길 거란 게 남 감독의 기대다.
남기일 감독은 최근 본보와 인터뷰를 통해 해외파 선수들의 국내 복귀가 활발해지고 있는 데 대해 “축구가 주는 감동은 비단 승리에만 한정돼 있지 않다”며 “스타플레이어가 친정팀(혹은 국내)로 돌아온다면, 그 울림은 팬들의 부푼 기대감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구자철은 제주를 대표했던 최고의 선수였다”며 “(언젠가 제주로 돌아온다면)전력 강화 이상의 큰 시너지 효과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축구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머물고 있는 구자철은 최근 제주에 방문해 구단 고위 관계자와 면담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차 방문해 거취 등에 대해 논할 성격의 자리는 아니었지만, 이 자리에서 구자철과 구단 측 모두 ‘언젠간 재회하고 싶다’는 취지의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제주에서 프로에 데뷔한 구자철은 뒤 4시즌간 활약하면서 국가대표에 발탁되는 등 기량이 만개해 제주에 대한 애정도 크다.
언젠가 큰 선수를 다시 품고자 하는 제주도 지금보다 더 나은 팀으로 발전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제주를 이끌고 첫 시즌을 치르고 있는 남 감독 역시 연고지 정서를 이해하고, 더 나은 결과를 안기기 위해 애쓰고 있다. 남 감독은 “첫 경기부터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 탓인지 3라운드까지 어려움을 겪었지만 차차 팀이 단단해지고 있는 느낌을 받고 있다”고 했다.
제주는 최근 리그에서 2연승을 달린 데다 6일 홈에서 열린 K5리그 인천송월FC전에선 신인들도 대거 시험하며 선수 가용 폭도 조금씩 넓혀가고 있다. 남 감독은 “K리그2 구단들이 모두 만만찮은 상대들”이라면서 “일단 우리 스스로 자신감을 갖고 승격이라는 목표 아래 더 합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시즌 K리그2에 스타선수와 스타감독은 물론 제주-부천전 등 다양한 스토리가 만들어질 수 있는 여건이기에 리그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도 했다.
끝으로 그는 비록 무관중 경기로 시즌이 시작됐지만 연고지 정서를 이해하고, 팬들에게 다가서는 노력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시즌 개막 전부터 자신의 작전판에 제주 4ㆍ3사건을 추모하는 의미를 담은 ‘동백꽃 스티커’를 붙인 그는 “동백꽃 한 송이가 4ㆍ3사건 희생자와 유족들에게 위로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주도민들이 우리팀을 ‘내 구단’이라고 인식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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