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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교역 위축 금융위기 때보다 심각…수출 예상보다 더 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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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교역 위축 금융위기 때보다 심각…수출 예상보다 더 줄듯”

입력
2020.06.11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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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부산항 감만부두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부산=연합뉴스
1일 부산항 감만부두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부산=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미ㆍ중 분쟁이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우리 경제의 근간이 되는 수출이 예상보다 더 저조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수출이 경제성장을 짓누르는 가장 큰 악재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한은은 11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수출이 우리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별도로 점검하면서 “국제적인 생산과 교역 위축 정도가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면서 수입 수요가 예상보다 크게 떨어진 것이 원인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전망에 따르면 올해 세계 교역량은 1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잇다.

게다가 지난해 말 1차 무역합의 타결 이후 잠잠했던 미ㆍ중 분쟁도 코로나19 책임론 공방을 계기로 되돌아오면서 국제 투자의 위축, 중국 기업 규제와 주요 기업의 탈(脫)중국화 등의 경로를 통해 우리 수출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한은은 국제유가 하락 역시 수입 면에서는 유리할 수 있지만 수출에는 악재라고 지적했다. 중동ㆍ러시아 등 산유국의 경기 부진이 이들 국가에 대한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ㆍ기계류 등의 수출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해외건설 수주와 선박ㆍ철강 수출에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반면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우려됐던 ‘공급 충격’은 상대적으로 덜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각국에서 진행된 봉쇄 조치가 식료품 등의 생산 차질로 물가상승률 하락세를 제한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봉쇄 조치를 취하지 않아 영향이 미미했고 주요국 대비 비교적 낮은 물가상승률을 보였다.

한편 한은은 이날 3월 이후 국내외 금융시장은 대체로 안정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이 길어지는 상황을 비롯한 외부 충격과 내수 경기 회복이 지연되는 등 불안 요소가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의 지속 외에도 브라질ㆍ남아프리카공화국ㆍ터키 등 ‘취약 신흥국’ 의 금융ㆍ경제 불안이 국내 시장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점이 외부 불안 요소로 꼽혔다.

아울러 “국내 실물경기의 회복이 기대보다 지연될 경우 금융시장도 기대 조정의 여파로 요동칠 수 있고,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로 인해 기업의 재무건전성 저하, 가계의 고용여건 악화 등으로 민간의 신용 위험이 증대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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