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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콜럼버스 동상 잇따라 훼손, 머리 사라지고 수몰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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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콜럼버스 동상 잇따라 훼손, 머리 사라지고 수몰되고

입력
2020.06.11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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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험가 아닌 원주민 학살자, 부정적 평가 힘 얻어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있는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동상이 10일 머리 부분이 잘려나가 있다. 경찰은 밤사이 벌어진 동상 훼손 사건을 조사 중이다. 보스턴=AFP 연합뉴스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있는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동상이 10일 머리 부분이 잘려나가 있다. 경찰은 밤사이 벌어진 동상 훼손 사건을 조사 중이다. 보스턴=AFP 연합뉴스


반(反) 인종차별 시위가 격화하면서 과거 노예제와 식민지 역사를 상징하는 기념물들이 공격받는 가운데 이번엔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동상이 목표물이 됐다. 시위를 계기로 그가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을 연결한 탐험가가 아닌 원주민 대량 학살자라는 부정적 평가가 더 많은 지지를 얻게 된 영향이다.

미국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매사추세츠주(州) 보스턴의 보스턴공원에서 콜럼버스 동상이 누군가의 공격으로 머리 부분이 파손된 채 발견됐다. 밤사이 잘려나간 조각상의 머리 부분은 동상 근처에서 발견됐다. 마틴 월시 보스턴 시장은 “공공 기물 파손 행위를 묵인하지 않겠다”면서도 동상 철거 여부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1979년 동상이 세워진 이래 잦은 훼손 사건이 있었고 이번엔 콜럼버스 동상의 역사적 의미를 다시 평가하는 시간을 갖겠다는 설명이다. 지역매체 보스턴글로브신문에 따르면 이 동상은 2004년과 2015년에도 ‘살인자’라고 낙서되는 등 훼손된 적이 있다.

미국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서 10일 반인종차별 시위대가 주 의사당 외곽의 콜럼버스 동상을 끌어내렸다. 세인트폴=AP 뉴시스
미국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서 10일 반인종차별 시위대가 주 의사당 외곽의 콜럼버스 동상을 끌어내렸다. 세인트폴=AP 뉴시스

이날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서도 시위대가 주 의사당 외곽의 콜럼버스 동상을 끌어내렸다. 이날 오후 5시쯤 시위대는 청동 구조물에 밧줄을 옭아매 직접 동상을 받침대 위에서 뜯어냈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철거 작업에는 원주민옹호단체들도 참여했다. 전날 밤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에서는 시위대 10여명이 2.4m가 넘는 콜럼버스 동상을 끌어내려 불을 붙이고 인근 호수로 내던지기도 했다. 이 동상은 1927년 도심공원에 세워졌다. 시위대는 “이 땅은 원주민의 땅”, “콜럼버스는 집단학살자”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버지니아주는 훼손된 동상을 창고에 보관할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을 기념하는 국경일인 ‘콜럼버스의 날’(10월의 두 번째 월요일) 폐지 요구가 수 년 전부터 커졌다. 이를 ‘원주민의 날’로 대체하자는 제안도 나오는 한편 콜럼버스 동상 훼손 사건도 종종 벌어졌다. 실제 알래스카, 하와이, 오리건, 사우스다코타 등은 주정부 차원에서 ‘원주민의 날’로 국경일 명칭을 변경했다. 대담한 탐험가로 칭송 받던 콜럼버스는 최근 원주민 노예화와 대량학살을 자행한 장본인으로 재평가를 받고 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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