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을 기르는 취약계층은 외로움이 크게 줄어들고, 반려동물을 위해 생활비를 줄이거나 돈을 빌릴 정도로 책임감이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전국 최초로 반려동물을 기르는 취약계층(기초생활수급자ㆍ차상위계층ㆍ독거노인ㆍ장애인) 6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반려동물 양육 실태조사’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11일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이들이 반려동물을 키우게 된 계기로는 ‘동물을 좋아해서’(29.7%), ‘외로워서’(20.4%), ‘우연한 계기’(17.6%) 등의 순이었다. 연령별로 70대(31.1%)와 80대(24%)는 ‘외로워서’ 키우게 됐다는 응답이 많아 ‘동물을 좋아해서(58.8%)’라는 응답이 압도적이었던 20대와 차이를 보였다.
이들은 반려동물을 기르면서 ‘책임감 증가’(92.4%), ‘외로움 감소’(90.5%), ‘긍정적 사고’(86.8%), ‘활기찬 생활’(84.4%), ‘스트레스 감소’(83.0%) 등 긍정적인 효과가 많이 나타났다.
그러나 비용은 문제가 됐다. 취약계층은 반려동물 양육비로 매월 평균 반려견 13만8,437원, 반려묘 12만4,346원을 지출해, 2018년 다른 기관이 조사한 일반 가구의 월 평균 비용(12만8,000원∼14만5,000원)과 큰 차이가 없었다. 취약계층의 반려동물 양육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셈이다. 이들은 생활비를 줄이거나(37.7%), 신용카드로 처리(22.7%)하는 경우가 많았고, 돈을 빌리거나(7.8%)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4.5%)도 있었다. 또 응답자의 62.1%가 반려동물과 관련해 도움을 청할 곳이 없다고 했다.
이 때문에 이들은 반려동물을 위한 의료비(30.1%), 사료ㆍ간식(21.8%), 용품(11.8%), 장례(10.8%) 등의 지원을 희망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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