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강지환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가 유죄를 인정하면서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수원고등법원 형사1부(노경필 부장판사)는 11일 준강간 및 준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강지환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을 열고 지난해 12월 5일 선고 공판이 있었던 1심과 같은 징역 2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검은색 정장과 검은색 마스크를 착용한 강지환은 아무 말 없이 법원에 출석하는 모습으로 포착됐다.
1심 선고 이후 검찰 측과 강지환 측 양측의 항소로 이번 항소심이 진행됐고, 검찰은 지난달 열린 결심공판에서 강지환에 대해 징역 3년을 구형했다. 하지만 항소심 선고는 강지환 측과 검찰 측 항소를 모두 기각하며 1심과 같은 형을 선고했다. 특히 재판부가 강지환의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집행유예 판결을 내렸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와 관련해 항소심 재판부는 이날 선고 공판을 통해 “이 사건 범행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범행이 이뤄진 경위, 피해자들이 선처를 바라고 있는 점, 피고인이 이전에 범죄를 일으킨 적이 없는 점 등 피고인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한 지점들을 종합해보면 1심 형이 파기할 만큼 많거나 적다고 판단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항소심 결심공판 당시 검찰이 “이 사건은 피해자와 합의가 됐다는 이유로 집행유예가 선고된 것인데, 과연 피해자 용서 만으로 집행유예를 언도받을 수 있는 것인지 헤아려달라”고 했으나 재판부의 판단은 1심과 같았다. 다만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항소 이유 중 하나로 범행 일부를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제출된 증거를 모아보면 유죄로 인정한 1심은 정당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지환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된다는 것을 언급했다. 강지환은 이날 선고 공판에서 변호인과 함께 이 같은 내용을 직접 들었다.
상고의 가능성이 남아있으나 유죄가 인정되는 징역형 집행유예 선고가 나온 만큼, 강지환의 향후 거취도 관심을 받고 있다. 항소심 재판부가 “이 판결에 불복이 있으면 일주일 내에 상고장을 제출해야 한다”고 공지한 가운데 강지환 측이 어떤 선택을 할지도 주목된다. 단 지난해 7월 준강간 및 준강제추행 혐의가 알려진 이후 강지환은 출연 중이던 TV조선 드라마 ‘조선생존기’에서 불명예 하차하고, 전 소속사 화이브라더스코리아와 계약도 해지된 만큼 연예계 복귀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여론이 강한 상황이다.
결심공판 최후진술을 통해 강지환은 “저로 인해 상처받고 고통받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죄를 드린다. 지난 세월 많은 분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쉼 없이 달려왔는데, 지금 제 모습이 너무나도 부끄럽다. 앞으로 남은 시간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많이 두렵다. 평생 고개숙이고 반성하며 살겠다”며 울먹였다.
항소심 재판부도 유죄 인정이 정당하다고 본 만큼, 강지환의 눈물과 부끄러움을 계속 많은 이들이 지켜보고 있다. 강지환에게 진정성 있는 자숙이 요구되고 있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