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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축사회가 온다] 다가온 생산 절벽… 초격차 기술로 넘고 ‘60세 정년’도 손 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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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축사회가 온다] 다가온 생산 절벽… 초격차 기술로 넘고 ‘60세 정년’도 손 볼 때

입력
2020.06.12 04:3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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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수축경제 vs 혁신경제

‘수출 1위’ 품목 1년새 12개나 줄어, 미래산업으로 돌파구를

생산인구는 줄고 노인은 급증… 정년 연장 논의도 시급

주요국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1위 품목 수. 그래픽=송정근 기자
주요국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1위 품목 수. 그래픽=송정근 기자

지금 한국 수출은 점차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2018년 한국이 세계 수출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품목 수는 전 해의 75개에서 63개로 1년 만에 12개나 줄었다. 점유율 10위 내 품목도 2016년 1,408개로 정점을 찍은 뒤 2018년 1,378개로 감소했다.

1위 자리를 뺏긴 품목은 주로 섬유, 수송기계 등이다.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지 않거나, 노동 자원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산업 분야에 속해 있다. 그렇다고 첨단 분야 수출이 대신 두각을 나타내는 것도 아니다. 이 분야에선 중국이 1,735개로 가장 많은 1위 품목을 보유하고 있고, 독일(685개), 미국(511개), 일본(162) 등 전통의 기술강국들이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결국 이른바 ‘초격차 기술’ 확보와 획기적인 생산성 증가 없이, 기존 산업에만 계속 안주한다면 한국의 수출 1위 품목은 조만간 한 개도 안 남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경제와 인구 수축이 가팔라지는 한국이 장차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를 시사하는 대표적인 현상이기도 하다.

향후 고령자 규모 전망
향후 고령자 규모 전망

◇정년 연장 등 ‘노동 혁신’서둘러야

실제 11일 학계와 관련 산업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한국이 수축 사회 위기에 슬기롭게 적응하려면 사회ㆍ경제 구조를 전면 재정비 하고, 미래 산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생산성도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생산인구 절벽을 막을 ‘노동 혁신’이다. 고령층 인구가 기하 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에서 ‘60세 퇴직’ 이라는 공식은 생산성 절벽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정년 연장 논의를 하루 빨리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당장 정년 연장은 임금부담 등으로 기업에는 부담이다. 조기 퇴직 후 여유로운 삶을 꿈꾸는 근로자 입장에서도 정년 연장이 달가울 수는 없다. 하지만 세계 최고 속도의 고령화를 겪는 한국에서는, 정년 연장에 대한 사회적 합의 없이 노동 혁신을 꾀하기는 불가능 하다.

조영태 서울대 교수는 “우리나라 인구 구조상 정년이 연장되지 않는다면, 현재의 연금제도 역시 붕괴될 수밖에 없다”며 “정년 연장에 대한 결론을 빨리 내려, 기업이나 개인이 미리 준비할 수 있게 해주는 게 현명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노동력 감소 적응할 ‘혁신 경제’ 앞당겨야

수축 사회 극복을 위해서는 한강의 기적을 이루는 데 발판이 됐던 기존 산업에 대한 의존도도 과감히 줄여야 한다. 이들 산업은 공급 포화로, 더 이상 과거와 같은 성장을 기대하기 힘들다

대신 공유 경제와 인공지능(AI) 등 장차 팽창의 영역에 있는 미래 산업에 대한 공격적 투자를 단행해야 한다. 예전보다 더 높은 부가가치를 생산할 수 있는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하면, 제로섬 경쟁을 벌여야 하는 미래 수축 사회에서 한국의 생존을 담보하기 어렵다.

대규모 토목 사업을 벌이더라도, 인구 이동을 촉진하고 출산율 증가에 도움이 되는 ‘창조적 투자’에 나서야 한다. ‘수축사회’의 저자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수도권 주변부에 대규모 임대주택을 짓고, 서울 도심 접근을 쉽게 하는 GTX 등 교통망을 건설하는 것은 주택문제 해결을 넘어 출산율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공유경제, 인공지능(AI) 등 미래 산업에 투자하고, 미래 산업 발전을 위해 관련 규제를 과감히 개선하는 등 혁신 성장을 위한 제도적 발판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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