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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세균 불균형이 뇌질환 유발 매커니즘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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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세균 불균형이 뇌질환 유발 매커니즘 밝혀졌다

입력
2020.06.11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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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뇌연구원 연구팀이 규명… 자폐 등 치료법 개발 도움 기대

한국뇌연구원 문지영(오른쪽) 채임연구원과 최효선 학생연구원.
한국뇌연구원 문지영(오른쪽) 채임연구원과 최효선 학생연구원.

과도할 경우 자폐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프로피온산이 어떻게 뇌발달을 저해하는지에 대한 매커니즘이 규명됐다. 향후 연구결과에 따라 관련 질환 치료제 개발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뇌연구원(KBRI) 문지영 박사 연구팀은 프로피온산(PPA)이 명시적 기억형성에 중요한 부위인 뇌의 해마 부위 신경세포 변화를 어떻게 유도하고, 뇌발달에 영향을 주는지를 규명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쥐의 뉴런세포(신경계 세포)를 배양해 PPA를 투여한 결과 세포내에서 일종의 청소 과정인 자가포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노폐물 축적 현상을 확인했다. 이 때문에 시냅스(뉴런과 뉴런의 사이에 신호를 전달하는 연결부위) 형성에 중요한 수상돌기(신호를 받는 부위) 가시가 줄어들어 아동기에 필수적이 뇌발달을 지연시킨다는 기전을 확인했다.

또 PPA를 투여한 세포에선 세포의 신조조절 효소인 키나아제 경로가 과도하게 활성화하는 것을 발견했다. 키나아제를 저해하는 효소를 투입하자 줄어든 수상돌기 가시가 회복하는 것도 밝혀냈다.

PPA는 장내세균의 대사과정에 생성된다. 장에서 흡수돼 뇌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식품의 변질을 막기 위한 보존제로도 널리 쓰인다. PPA가 지나치게 많은 사람에게선 자폐 증상이 나타났고, 반대로 루게릭병 등 다발성경화증 등을 앓는 사람에게선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장내세균의 불균형을 적절하게 조절하는 방법으로 자폐증이나 루게릭병 치료법을 찾아낼 단서로 주목 받은 셈이다.

문지영 책임연구원은 “최근 PPA를 투여한 쥐에서 자폐증과 비슷한 행동을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학계에 보고됐으나 그렇게 되는 과정에 대한 연구는 없었다”며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장내미생물이 뇌에 영향을 줄 수 있고, 그 기전을 규명함으로써 관련질환의 치료를 위한 잠재적인 전략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최효선(을지대 박사과정) 학생연구원이 제1저자로, 문지영 책임연구원이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관련 논문은 국제학술지 ‘몰레큘러 브레인’ 6월호에 게재됐다.

정광진 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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