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달 자동차 수출이 전년 대비 절반 이상 줄어 17년 만에 10만대 아래로 떨어졌다.
1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5월 자동차 산업 월간 동향’에 따르면 자동차 수출은 지난해 5월보다 57.6% 급감한 9만5,400대를 기록했다.
월간 수출 대수가 10만대를 밑돈 건 2003년 7월(8만6,074대) 이후 처음이다. 당시는 현대차 노조가 주5일제 근무와 비정규직 차별 철폐 등을 요구하며 부분 파업에 돌입했던 시기다. 산업부는 “주요국의 자동차 딜러 매장이 순차적으로 영업을 재개했지만 4월 현지 수요 급감으로 재고 물량이 쌓이면서 수출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전체 수출은 급감했지만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HEV) 등 친환경차 수출은 늘었다. 특히 전기차 수출은 역대 최고치인 1만1,496대를 기록하며 3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덕분에 친환경차 수출 비중은 1년 전 8.2%에서 22.5%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역시 역대 최고치다.
내수 판매는 9.7% 증가한 16만8,778대로 집계됐다. 개소세 인하 확대를 비롯해 신차 효과, 특별할인 및 할부 행사 등에 힘입어 3개월 연속 증가했다.
자동차 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9% 감소한 23만1,099대였다. 조업일수가 사흘 줄고, 자동차 부품인 와이어링 하네스(배선 뭉치) 수급 불안정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은 탓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주요국들이 코로나19 여파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어 6월에는 10만대 이상의 수출 실적을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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