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SNS 올렸던 손녀 “한-흑 갈등 안돼…혐오 멈추자”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흑인 남성이 숨진 후 미 전역에서 사상 최대규모의 인종차별 반대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60대 한인 남성이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폭행을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9일(현지시간) 피해자의 손녀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할아버지가 버스에서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폭행을 당했다고 사진을 올렸다. 재미동포로 알려진 사진 속 남성은 뺨과 코에 상처를 입어 얼굴이 부은 모습이다. 사건이 발생한 곳은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에서 멀지 않은 리알토 지역이다. 피해자의 손녀는 폭행범이 ‘중국 바이러스를 원치 않는다’는 등 인종차별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아시아계 미국인 관련 뉴스매체인 넥스트샤크에 따르면 경찰은 “피해자가 용의자에 대해 검은색 상의와 흰색 바지를 입은 흑인 남성으로 묘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도주한 용의자를 추적 중이다.
이번 사건과 관련 현지 경찰은 “증오 범죄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가해자가 버스를 기다리던 피해자를 뒤에서 밀친 것은 맞지만 ‘한국인’ 또는 ‘중국 바이러스’ 등 인종차별 발언 여부는 아직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LA 총영사관은 10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경찰에 확인한 결과 ‘60대 한인 남성이 증오 범죄를 당했는지, 사건의 구체적인 발단이 무엇인지는 아직 아무것도 확실하지 않으며 조사 중’이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이 동양인과 흑인의 갈등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인종차별 반대시위 속에서도 정작 흑인이 다른 인종에 대한 차별적인 행동을 한다는 식의 논란이 일어서다. 논란이 커지자 피해자의 손녀는 폭행 피해 글을 삭제하고 “이번 일로 한인과 흑인의 대결을 조장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다시 밝혔다. 이어 “(피해 상황을 알린)어제 올린 글은 인종차별이 곳곳에 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제발 서로 혐오하는 일을 멈추자”고 강조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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