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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불편러? 문제 발견하는 자가 기회를 잡는 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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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불편러? 문제 발견하는 자가 기회를 잡는 법 !

입력
2020.06.11 11:0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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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따뜻한 겨울을 보내기 위해 전기난로를 발명했고, 힘 들이지 않고도 멀리 이동할 수 있도록 자동차를 만들었다. 원시시대부터 20세기까지 인류의 역사는 수많은 불편과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었다. 우리가 지금껏 누리고 있는 문명의 풍요로움은 그 보상이다. 그럼 이렇게 반문해보자. “모든 해결책을 찾아서 문제가 사라지면 우리는 행복할 수 있을까?”

저자의 대답은 “그렇진 않다”는 것이다. 문제란 ‘이상적인 상태와 현재의 차이’로 정의될 수 있는데, 문제 자체가 드물어지면 ‘세상은 이래야 하지 않을까?’하고 꿈꾸는 사람도 자취를 감출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문제해결 능력이 고도로 발달한 나머지 과거에 비해 문제가 희소해진 세상이다.

따라서 미래엔 숨어있는 문제를 찾아내고, 제기하는 사람이야 말로 가치를 인정 받을 수 있다고 저자는 전망한다. 시쳇말로 ‘프로 불편러(Pro不便er)’같은 자가 뜬다는 거다. 지난해 국내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던 저서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를 쓴 야마구치 슈의 담대한 결론이다. 그는 세계 1위의 경영ㆍ인사 컨설팅 기업 콘페리헤이그룹의 시니어 파트너를 역임한 뒤 현재 일본 최고의 전략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저자는 ‘시대에 뒤떨어진 구태의연한 사고와 행동양식’은 ‘올드타입’으로, 여기에 반대되는 새로운 양식을 ‘뉴타입’으로 규정했다. ‘올드타입’이 정답을 찾는데 몰두하는 사람이라면 ‘뉴타입’은 문제를 찾는 자다. △철저히 계획하고 △규칙을 따르며 △생산성을 높여야 인정 받았던 시절은 지났다. 대신 △일단 시도하고 △자신의 철학에 따르며 △일에 놀이를 접목해야 성공할 수 있다.

예측과 논리적 사고에서 벗어난 ‘뉴타입’의 부상은 필연적이다. 세상의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지는 탓에 계획대로 되는 일이 드물어져서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지금 전 세계는 유례를 찾기 힘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최악의 재앙을 마주하는 중이다.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연초에 세운 사업계획서들은 쓰레기통에 들어갔다. 지난해 10월만 해도 “2020년엔 세계 경제가 조금씩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던 국제통화기금(IMF)은 지금 재차 경제성장률을 하향하기 바쁘다. 야마구치 슈는 “이번 팬데믹으로 비즈니스 모델이 온라인으로 급속히 옮겨가면서, 오프라인 세계에서 정해졌던 관행과 규칙, 상식이 붕괴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뉴타입의 시대

야마구치 슈 지음ㆍ김윤경 옮김

인플루엔셜 발행ㆍ328쪽ㆍ1만6,000원

‘뉴타입’ 시대에선 무작정 ‘노오오력’ 할 필요도 없다. 어떤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1만시간 이상을 쏟아 부어야 한다는 ‘1만 시간의 법칙’은 더 이상 통용되기 어렵다. 고난을 딛고 꾸준히 노력하면 ‘언젠가 반드시’ 보상을 받을 거라 믿는, 사회심리학에서 ‘공정한 세상 가설’이라 불리는 이론 말이다. 불행히도 이를 반증하는 사례가 세상엔 너무 많다.

그렇다고 저자가 “노력이 무의미하다”며 극단으로 치닫는 건 아니다. 다만 노력의 층위(Layer)가 중요할 뿐. 남들보다 배로 노력하는데도 성과가 없다면 재빠르게 그 분야에서 탈출할 필요가 있다. 2012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야마나카 신야 교수의 이야기는 이를 뒷받침한다. 그는 본래 정형외과 의사였지만 수술이 서툴다는 걸 깨닫곤 뒤늦게 약리학 분야로 전공을 바꾼 뒤 유도만능줄기세포를 발견하는 업적을 이뤘다. 취업의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거듭 고배를 마신 청춘들에게 필요한 메시지가 될지 모른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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