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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초점] 정국→슈가 잇따른 논란, 흔들리는 방탄소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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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초점] 정국→슈가 잇따른 논란, 흔들리는 방탄소년단?

입력
2020.06.12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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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차 글로벌 아티스트 방탄소년단에게도 위기가 찾아온 걸까.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8년차 글로벌 아티스트 방탄소년단에게도 위기가 찾아온 걸까.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8년차 글로벌 아티스트 방탄소년단에게도 위기가 찾아온 걸까. 그간 큰 스캔들 한 번 없이 세계를 누비던 이들의 기세가 요즘 들어 심상치 않다.

지난 달 코로나19 시국 속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무시하고 이태원 일대를 방문해 도마 위에 올랐던 정국의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슈가의 두 번째 믹스테이프 ‘D-2’를 둘러싼 논란들이 연쇄적으로 터졌다.

당시 자필 사과문을 내놓으며 직접 사과의 뜻을 밝혔던 이른바 ‘97라인’ 아이돌 세 명과 달리, 정국의 입장을 대변한 것은 오로지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가 내놓은 공식입장뿐이었다. 빅히트가 해당 글에서 밝힌 건 “현재 아티스트 본인도 깊이 반성하고 있다”는 내용이 전부였다. 결국 정국은 논란 이후 약 3주 뒤인 지난 6일에서야 공식 브이라이브 채널을 통해 “죄송한 마음이 컸다”며 직접 사과 했다.

슈가의 경우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최근 발매한 두 번째 믹스테이프 ‘D-2’를 통해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으며 신기록 행진을 이어나갔던 그는 수록곡인 ‘어떻게 생각해’와 관련한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다. 해당 곡의 도입부에 삽입된 미국 사이비 교주 짐 존스의 육성 샘플 때문이었다. 논란이 확대되자 곧바로 사과문 공개와 함께 문제가 된 부분 삭제라는 조치가 취해졌지만, 이 역시 주체는 슈가 본인이 아닌 소속사 빅히트였다. 총괄 프로듀서로서 앨범 전반을 프로듀싱했다던 슈가의 입장은 ‘아티스트 본인도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에 대해 당혹스러워 하며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라는 문장이 대변했다.

두 멤버가 결코 가볍지 않은 논란에 잇따라 휩싸이면서 이들을 향한 비난 여론은 더욱 거세졌다. 대중이 가장 크게 지적한 부분은 소속사의 대리 사과였다. 물론 이들이 ‘소속사의 뒤에 숨었다’기보다는 내부적 대응 매뉴얼에 따른 결정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본인의 사과가 필요한 사안임에도 아티스트 보호에 급급한 채 일방적인 공식입장만을 전한 소속사의 행보는 논란의 경중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안일한 태도로 밖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같은 폐쇄적 대응방식은 ‘아티스트를 위한’ 결정이 아니라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처사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팬들 역시 안일한 대응으로 논란을 키우는 빅히트의 행보에 불만을 토로하고 나선 상황에서, 한 번쯤은 소속사 내 대응 방식의 문제점을 객관적으로 돌아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소속사가 방탄소년단의 위기 확산에 일조(?)하고 있다면, 최근 코로나19 시국으로 인해 다소 침체된 방탄소년단의 활동은 예상치 못한 위기의 배경이 됐다.

코로나19로 인해 당초 지난 4월부터 예정돼 있던 월드투어가 전면 취소되고, 지난 2월 발매했던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소울(MAP OF THE SOUL:7)’ 활동은 제대로 펼쳐보지도 못하며 방탄소년단은 때 아닌 위기를 맞았다. 월드투어를 통해 거둬들일 것으로 예상됐던 수익이 백지화되며 입은 경제적 타격은 물론, 세계를 넘나드는 활발한 활동으로 집중된 대중의 관심 역시 상당수 분산되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물론 팬클럽 아미(ARMY)의 애정은 여전한 상황이지만, 빌보드에서 그래미로 이어진 굵직한 글로벌 성과로 한껏 끌어올렸던 대중적 반응은 꽤나 미적지근해 진 것이 사실이다.

더 큰 문제는, 아직까지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팬데믹이 언제쯤 완화될 것이라는 기약이 없다는 것이다. 방탄소년단이 최근 ‘방방콘’으로 대표되는 다양한 비대면 콘텐츠들을 통해 팬덤 이탈을 막고 있고 새 앨범 발매를 통한 컴백 역시 활발하게 준비 중이지만, 코로나19 시국을 탈피하지 못하는 이상 최근 1~2년 사이 그들이 이뤄낸 성과에 버금가는 성적을 거둘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92년생으로 맏형인 멤버 진을 시작으로 93년생인 슈가, 94년생 RM과 제이홉 등 ‘형 라인’ 멤버들의 군 입대 시기가 목전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점 역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시기가 정해진 바는 없지만, 멤버들이 순차적으로 군 입대를 하게 될 경우 방탄소년단이 데뷔 이래 줄곧 고집해오던 ‘완전체 활동’ 형태에도 대대적인 변화를 피할 수 없게 된다. 그간 한 번도 공식적인 유닛 활동 없이 7인 체제를 기반으로 팬덤의 두터운 지지를 얻어왔던 이들이 불가피한 변화 속 이전과 같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을 아직은 갖기 힘들다.

이처럼 데뷔 7년 만에 찾아온 암초들은 최근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질주해 오던 방탄소년단에게 예상치 못한 위기를 선사하고 있다. 물론, 그럼에도 방탄소년단의 존재감은 여전한 게 사실이다. 다수의 음악 관계자들이 “향후 몇 년 간 가요계에 방탄소년단만큼의 커리어를 남길 아이돌 그룹이 나오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아직까지 그 위상에는 변함이 없으나, 왕좌를 지키기 위한 노력은 분명히 필요할 때다. 묵직한 존재감만큼의 책임감과, 초심을 잃지 않는 소통이 지속돼야 한다는 이야기다. 매 순간 위기를 기회로 바꾸며 ‘클래스’를 입증해 왔던 방탄소년단이 똑똑한 자기 성찰과 음악적인 성장으로 또 한 번 단단해 질 수 있길 바란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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