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힘 있는 여당이 양보를”
박병석 국회의장은 11일 “내일 본회의를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야간 타협을 위해 본회의 개의를 한 차례 연기했지만 서로 양보할 조짐이 보이지 않자 12일 본회의 강행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양보는 힘을 가진 분이 해야 하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박 의장은 이날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여야 원내대표와의 회동에서 “몇 차례 (여야 원내대표와) 대화를 종합해보면 한치의 양보가 없다”며 “어떤 경우가 있어도 내일 본회의는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 하루 여야간 극적인 타협이 이뤄지지 않는 이상 12일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일부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표결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주 원내대표는 “(본회의에서) 상임위원장을 뽑는다고 하지만 누가 상임위원장을 맡는지 알아야 경선을 거치는데 현 상태에선 아무리 협력하려고 해도 명단을 낼 수 없는 상황”이라며 “배정표를 내지 않았는데 의장이 강제할 순 있지만 어떤 방식으로 상임위원장을 뽑을지 대단히 궁금한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주 원내대표 발언에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시간끌기용으로 활용돼선 안 된다고 누누이 말했다”며 “의원정수는 합의했는데 내일 예정된 본회의까지 상임위 명단을 제출하지 못하겠다는 건 여전히 시간 끌 생각이 있는 것 아닌가 짐작한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주 원내대표는 다시 “시간을 이야기하시지만 외국 같은 경우 협치 룰을 정하는 데 6개월도 더 걸리기도 한다”며 “늦은 것이 빠른 것이고, 빨리 가는 것 같지만 그렇게 하면 결코 빨리 못 간다”고 받아쳤다.
주 원내대표는 앞서 이날 MBC라디오 인터뷰에서도 “민주당이 176석을 내세워 전혀 양보하려고 하지 않으니 개원 협상 초기부터 지금까지 여러 차례 만났지만 상황 변화나 진전이 전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차하게 협상하지 말고 다 넘겨줘버려라’ 이렇게 말하는 (당 내) 의원도 있었다”며 “그러면 안 된다고 말하는 반대 이야기가 나온 적은 의원총회 장에서 없다”고 소개했다. 민주당이 표결을 강행한다면 평가를 국민들에게 맡기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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