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가 이춘희 세종시장의 공약사업으로 추진한 ‘세종시청 광장 스케이트장’ 이용객을 부풀렸다는 지적이 행정사무감사에서 나왔다. 사업효과와 예산 집행의 효율성 등을 내세우기 위해 이용객을 실제보다 많은 것처럼 발표하는 등 대표적인 예산 낭비 사례라는 비판도 나온다. 하지만 시는 이용객 집계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세종시의회 김원식(조치원읍) 의원은 환경녹지국 행정사무감사에서 “스케이트장 운영 기간 중 이용객 실태를 분석한 결과 시에서 보고한 조사치에 한참 못 미쳤다. 이런 차이가 발생한 것은 실제 사업효과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잘못이 크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이용자 통계가 사실과 다르게 부풀려졌다고 따졌다. 김 의원이 직접 지난 2월 4일과 5일 이틀 간 이용객 실태를 직접 영상으로 촬영해 분석한 결과 시에서 보고한 조사치를 크게 밑돌았다는 것이다.
시에선 이 기간 방문자가 각각 273명, 169명으로 집계됐지만, 영상자료를 분석한 분석한 자료를 보면 각각 176명, 115명에 불과했다는 게 김 의원의 설명이다.시청광장 스케이트장 운영 사업은 이 시장의 시정 3기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 공약’으로 추진됐다. 시는 2018년부터 2019년까지 2년 간 9억8,000만원을 들여 시청 광장에 야외 스케이트장과 썰매장, 미끄럼틀 등을 설치해 한시 운영했다. 겨울철 마땅히 즐길거리가 부족하다는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기획했다.
시는 2019년에는 12월 21일부터 올해 2월 16일까지 58일 간, 2018년에는 12월 22일부터 이듬해 2월 17일까지 59일 간 각각 운영했다.
시는 운영 후 첫 해에 58일 간 총 5만3,000여명(하루 평균 980명)이, 이듬해에 총 4만2,900여명(하루 평균 850여명)이 이용하는 등 이용객이 크게 늘었다고 홍보했다.
김 의원은 이를 두고 “직접 파악한 하루 이용자 통계와 시의 보고자료에는 큰 차이가 난다”면서 “올해 5만3,00여명이 스케이트장을 이용했다는 조사결과를 시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 지 의문이 든다”고 의구심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시민을 위해 시청 광장을 개방해 스케이트장을 운영한다는 공익적 취지는 공감하지만, 재정이 나쁜 상황에서 예산에 맞추기 위해 이용자 통계를 부풀리는 등 일회성 사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폐해를 숨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와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며 “향후 행사를 기획할 때 예산 집행 효율성은 물론, 읍ㆍ면과 동 지역의 형평성까지 고려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김 의원은 스케이트장 이용객만 집계한 것으로, 시설 내 썰매장과 미끄럼틀 이용객 등을 더하면 큰 차이가 나진 않는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스케이트장 운영 사업은 올해 완전히 종료하고, 내년 상반기부터 시청 광장에 주차장을 건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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