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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대국의 코로나 명암… 미ㆍ러ㆍ브라질 최악, 인니 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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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대국의 코로나 명암… 미ㆍ러ㆍ브라질 최악, 인니 양호

입력
2020.06.1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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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동부자바주 수라바야의 한 쇼핑몰에서 경비원이 손님들의 체온을 재고 있다. 안타라통신 캡처
인도네시아 동부자바주 수라바야의 한 쇼핑몰에서 경비원이 손님들의 체온을 재고 있다. 안타라통신 캡처

인구 대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현황이 엇갈리고 있다. 발병 숫자가 인구 수에 비례할 것 같지만 꼭 그렇지 않다. 미국 브라질 러시아 인도는 최악으로 꼽힌 반면 인도네시아 나이지리아는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다. 나라마다 경제ㆍ사회적 사정은 다르지만 대체로 정부의 대응 방식 등이 맞물려 있다.

10일 기준 1억5,000만 이상 인구를 거느린 9개 국가의 코로나19 환자 수를 살펴보면 미국, 브라질, 러시아가 각각 204만여명, 74만여명, 48만여명으로 1~3위에 올라 있다. 인도는 27만여명으로 영국 스페인에 이어 6위다. 인구 순위는 인도(13억8,000만명ㆍ2위), 미국(3억3,000만명ㆍ3위), 브라질(2억1,000만명ㆍ6위), 러시아(1억5,000만명ㆍ9위) 등이다.

미국, 브라질, 러시아의 공통점은 정부의 안일한 상황 인식과 대응 강도가 상대적으로 약한 점을 꼽을 수 있다. 미국과 브라질은 “(코로나19는) 가벼운 감기”(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독감에 죽는 사람 있나”(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국가 정상의 가벼운 입이 사태 악화에 한몫 했다. 미국은 경제에 방점이 찍히면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브라질은 의료 전문가를 해고하고 육군 장성에게 전염병 대응을 맡기는 등 부실 대응이 도마에 올랐다. 러시아는 왜곡 및 거짓이 일상화한 권위주의 정치체제가 관련 통계마저 조작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옛 소련 체제가 남긴 부실한 의료 시스템도 부정적인 요인이다.

최근 확산세가 두드러지는 인도는 뭄바이 등 대도시 빈민가 일대에서 환자들이 급증하는 등 구조적인 빈곤과 봉쇄 조치 해제가 이유로 꼽힌다. 바로 옆 인구 5위 국가인 파키스탄(2억2,000만명)과 8위 방글라데시(1억6,000만명)도 코로나19 환자 수에서 각각 15위, 20위에 올라 있다. 빈곤국가 방글라데시는 세계에서 인구 밀도가 가장 높은 나라다. 코로나19가 시작된 인구 1위 중국은 18위다.

반면 2억7,000만명을 거느린 인구 4위 국가 인도네시아는 전날 기준 코로나19 환자가 3만3,076명으로 33위다. 9개 인구 대국 중 2억명 인구의 나이지리아(52위)에 이어 가장 낮은 순위다. 정부 공식 발표보다 4배 많을 거란 일각의 주장을 받아들이더라도 다른 인구 대국보다는 양호한 수준이다.

일부 혼선은 있지만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유기적인 대응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는 풀뿌리 민주주의가 우리보다 앞선 나라다. 정세에 따라 밀고 당기는 리더십과 순응적이면서도 자발적으로 사태 해결에 나설 줄 아는 국민의식 역시 장점으로 볼 수 있다. 실제 인도네시아 정부는 최대 명절인 르바란 고향 방문(무딕) 금지 조치를 단계적으로 강화했고, 이동제한 조치도 상황을 주시하며 단계적으로 완화하고 있다.

다만 5일부터 시작된 제한 조치 완화는 변수다. 전날엔 처음으로 일일 신규 환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섰다. 검사 수 확대에 따른 결과라는 풀이와 여전히 검사 수가 적어 실제 환자는 더 많을 것이란 우려가 공존한다.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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